::: 대구 등산 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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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2005/01/05 18:09:43, 조회수:1038 )

이름	신동욱 (dushin58)
홈페이지	자영업
제목	올 한해의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구 연희님 글 펌)


	꼭 보름전에 가 보았던 나무숲에는 어느새 만추(滿秋)가 전해주는 이야기들로 가득했습니다.. 神이 아니고서는 누구도 담아내지 못할 빛깔들로 나무들은 물들어 있었고 시리던 햇살이 그 가을뜨락에서 마음껏 장난치며 깔깔대고 있었지요.. 파란 하늘만큼이나 해맑던 아이들의 근심없는 웃음소리와 빨간 고추잠자리떼가 가볍게 날아 다니던 한낮의 평화는 제 가슴안에 불러들여 키우고 싶던 소망이란 이름의 또 다른 모습이었고,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날려 꽃비처럼 후두둑~ 떨어지던 풍경속에 앉아 그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받으며 제가 느낀 행복은 차라리 눈물겨워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원없는 가을을 보여주러 떠난 길이었는데 정작 마주한 그 가을의 깊이에 신음처럼 감탄을 한 건 오히려 저였지 뭐예요...^^ 그런 너그러운 풍경을 마음으로 눈으로 담으면서, 자연은 거스르지 않음으로써 제 몫을 다하고 있음인데 자꾸 거꾸로 치솟는 마음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지난 오월로 거슬어 올리게 된건 출근길을 제촉하고 있는데 전화벨소리가 울리고 굴직한 낯선 남자의 음성이 흘러나오고 '구연희씨' 하는 첫 울림 그분은 다름아닌 우연히 입교하게된 등산학교 암벽반21기 학생이었던 박병용님이었다... 지금으로 부터 6개월을 거슬러 그때의 아련했던 기억들을 다시금 꺼집어 내어 글로 옮겨달란 제의에 순간 스치는 우리 동기생들의 얼굴이 떠올라 흥쾌히 승락하구 보니 내게 남은건 걱정뿐이다.... 느낌만 남았을뿐 시간이 흘러버린터라 시차를 다 맞출 자신이 없다 교육일지를 토대로한 후기를 쓰야하는지 아무것도 좀잡을수 없고 원고 마감은 이틀후라니.....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했다..... 남편의 걱정도 귓뒤로 하고 행여나 또 망설여 질까봐 원서도 작성하기전에 교육비부터 송금해버린다.... 왠지 그래야만 무언가 내가 가고자하는 목표점을 향한 한걸음,,,, 내나이 사십이되기전에 무언가 한가지는 할것같은 기분좋음,,,, 오늘아침...어제의 나른함보다는 내일에대한 기대감이 필요로 했을까요? 늘 남편만 다니는 산인줄 알았고 늘 남편만 하는 암벽인줄 알았던 그산을 그 바위를 전 관객이 아닌 주인공이 되어 보기로 했습니다. 첫주 실기교육이 시작되고 토요일 잡무를 마치고 아이들을 챙겨두고 남편은 강사로 전 학생으로 집을 나섰고 현장에 도착한곳은 내고향 팔공산 주차장에 학생들이 모여있었고 집을 나서면서 약속했던데로 남편과 전 전혀 모르는 남남이 되어 각자의 자리로 돌아와서 집합하였고 남편의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둠은 금새 우리곁을 몰려 들었고 야영장에 올라 저녁시간은 한시간 야심한 밤에도 교육은 계속 된다는데....... 밤하늘엔 어둠만이 가득할뿐 총총히 떠야할 별들은 찾아볼수가 없었고 둘러서서 매듭법교육은 오월의 밤날씨 답지 않게 왜 그리도 춥던지..... 오한은 온몸을 감싸고 떨고 있을때 처음보는 동기님이 선뜩내주는 옷한벌 이것이 자연에서 배운 너그러움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교육을 마치고 텐트속에서의 하루밤이 시작되었다. 좁디 좁은 텐트속에 낯선 동기생들의 얼굴을 불빛에 의지해서 구워먹는 삼겹살 맛은 아무도 흉내낼수 없는 요리의 맛과도 비교할수 없었고 이내 지침시간을 알리는 강사님의 지시가 어찌 그리 야속하게 들리던지...... 하지만 자리에 누우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늦잠꾸러기로 유명한 내가 단잠을 포기하고 일어나야함과 죽어도 자신없는 구보를 해야한다는데 걱정이 앞서 잠이 올리가 없다. 한주전부터 앓던 몸살감기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터라 자꾸만 머리속엔 잠을 청해야 한다구 제촉하지만 쉬이 잠이 오지않았고, 그럭저럭 새벽이 열리고 기상을 알리는 천둥소리가 들린다. 노란 조끼를 입고 모여든 동기생들의 모습은 선잠에서 일어난 불쌍하리 만큼 힘들어보이는 얼굴들 .... 하지만 자신감 넘쳐보이는 그 무엇인가 가득한데 난 걱정만이 앞설뿐 어떻게 해야할지도.. 구보는 수태골휴게소까지~~~ 한발한발 뛸때마다 들숨날술이 가슴에 피비린내를 내면서 하늘이 노랗다 아~~이게 나의 체력의 한계인가? 불러라는 산가의 가사도 들리지 않고 발걸음도 멈추고....... 오늘의 나의 실기교육은 여기서 끝일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생각뿐.... 구보를 마치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다시 바윗골 슬랩장으로 이동하였다. 종교의식의 서막같았다. 걸을 때 마다 쩔렁이는 벨트에 매달린 이름도 용도 도 모를 그 장비들은 마치 종교의식의 종소리처럼 장엄하게 내 가슴을 흥분시키고 있었다. 그리 될 줄 알면서.. 그리 될 줄 알면서도 따라 나선 길이었다. 어느 싯귀절 처럼 정말로 그리될 줄 알면서도.... 마치 누구라도 올르란듯 덩그러니 자신만만히 서서 나를 비웃듯 서있는 그 바위를 오른단다. 처음 바위를 오를때 아래서 올려다 보면서 먼저 오르는 사람들이 왜 저리 못하지?? 하면서도 가슴은 계속 쿵쾅쿵쾅 거렸었다 몇 사람 오르고 드디어 내가 오를차례 와우~~~~~~ 발을 올려 놓으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 신는 암벽화는 내발끝을 조여들고 피를 멈추듯 아려온다 남편과 함께 구입한 신발이라 은근히 바위 저위에 있는 남편이 원망스럽기 까지 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나무 한그루 바위 한덩이 풀 한포기, 하나의 밧줄에 대해서도 신뢰와 불신의 미묘함이 존재 하는것이 아니겠는가? 손으로 잡는다고 그 바위가 내 몸을 받아 들이지도 않는다. 발을 올려 놓아도 바위는 나를 안아 주지 않는다. 어찌 할 줄 모르고 내 속에서 연거퍼 괴성이 터져 나오고 ^^ 어찌 어찌 올랐을까 내 목숨을 손에 건듯 오르고 나니 손이 무척이나 아팠다. 그리고 하강....... 비뚤어진 바위를 바로 세우기 위해 매달린 듯 보이는 강사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신기하리 만큼 대견해 보인다... 드디어 하강 재미있다..주르륵.. 주르륵.. 한발 두발.. 그 리듬감을 타니 마치 나 스스로 즐기고 있음을 느낀다. 리듬과 반동 그리고 또한 내 안에 존재하는 이 멋진 또 다른 나.. 한 둘 선행자 들을 살펴보면서 그 위에 소나무 한그루에 우리의 목숨줄을 걸고 듣던 바람소리.. 솔잎 사이로 흐르던 어느 음악보다도 더 아름답고 장엄하던 그 바람소리와 함께 빗방울이 터지고 만다... 오후가 되면서 한껏 지푸린 하늘이 결국 울고야 마는구나... 비는 오지만 교육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최기환부장님의 말씀에 나도 모르게 세어나오는 한숨소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쳐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에 남편의 걱정은 계속된다 아직도 남아있는 3주를 ............ 실기교육 2주차 비는 언제나 처럼 교육의 전주곡처럼 우리의 길에 동반 하였다. 빗방울 소리는 인간의 오만을 질타라도 하듯 싱그런 봄의 온갖 활엽,침엽에 떨어지며 제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 마치 인간이 연주할수 없는 피아노 선율인양... 하지만 내 아무리 좋아하던 비이건만 오늘은 팔공산 바위골의 남벽이라니 저 빗소리가 아름다이 들릴이만은 없지 않은가? 초보생들의 바위와의 한판 시름은 하얀분칠을 하도고 모자랄진데 비마저 내리니 엄두조차 나질 않는 교육이다. 비를 피하기 보단 차라리 그 비속에 빠져들어보자고 생각하면서 메달리고 미끄러지고 붙어보고 떨어져본다..... 바위를 오르면서 생각하길 어디든 길이 있다... 바위에도 땅위에도 그 길을 한발씩만 옮겨놓으면 되는것이다. 별건가 인생 별건가 하루 하루 살아왔듯이 이 산도 이 바위도 한발 한발 오르면 되는것을.. 하여 나의 비오는 멋진 운무속의 산행, 헤메임, 확신, 신뢰, 행복,뿌듯함이 뒤범벅된 또 한주의 교육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남은 2주는 너무 힘들었던 2주의 교육이 아까워서 포기못할것이며 난 마지막 주까지 버틸것을 막연하게 느끼면서 하산하였다... 실기 3주차 연경도약대에서의 실기 교육이다... 이름만으로 친근감이 있어 부담은 한층 가벼웠다... 비는 우리 21기동기생들의 친구인양 어김없이 내리는 밤 서양환회장님의 준비한 막영안에서 토요일 밤의 교육은 이루어졌고 선배기수들의 격려차 준비해온 먹걸이.......교육에 이런날도 힘들지 않고 먹는 즐거움까지 가져다 주는 분위기에 신나 어쩔줄 몰라 행복해져 웃음만이 가득하다 내일 아침 구보는 걱정도 하지 않은채..... 하지만 그또한 잠시뿐... 새벽을 알리는 기상소리가 들리고 죽음의 시간 구보시간이 되고 연경도약대에서 봉무공원 저수지 까지......물론 반도 가질 못하고 쳐져버려 교육생들이 어디로 사라져버린지 알수 없어 혼자 터벅터벅 돌아도는길에 길가에 가득 피어있는 클로바를 발견하고 무엇때문에 이길을 지나고 있는지를 잊은채 네잎클로버를 찾아 한잎두잎 따서 손아귀에 쥐고 교육장으로 돌아온다 어김없이 최기환부장님의 무서운 질책이 날아오고 몰래 손에든 네잎클로버는 뒤춤에 감추곤 텐트속으로 들어가서 산가노래책갈피속에 잘 꽂아본다 이 네잎클로버가 나에게 행운을 주리란 믿음도 간직한채 오늘의 교육도 무사하리라 생각하면서.... 그래서 일까 눈으로라도 많이 본 현장교육장이라 다른동기생들 보다는 심적으로나마 수월히 보내는 3주차 교육이었다...... 실기 4주차 수료등반 거창 우두산 실크로드 마지막 릿찌등반교육 아름다운 강산 금수강산에 저절로 노래소리가 들리는 그런속이었다 염려했던 비는 마지막주차의 교육에 부조라도 해주듯 오월의 햇살 가득히 한아름 안기운채 고견사를 향해 걸음을 옮기는 걸음걸음 숨이 턱에 찬다....숨소리가 쇠소리를 내고 앞사람이 자꾸 신경쓰이고 산행시작 10분만에 호흡하는걸 잊어버린다... 나의 체력을 알기에 항상 산을 두려워 했던터... 계속 오르막이다.....철계단이 나올즈음해서 폭포가 보이고 잠시 힘듬을 잊게 해준다 저 시원함...그냥 저기 저곳에서 산새랑 노래하면 쉬어가면 안될까? 아~~무슨소리 지금은 교육중.... 계속 오르막이다...사람들은 말이 없다..나만 힘든건가..자꾸..위 아래를 훝어본다... 목이 더 아픈것 같다...제길..초보의 비애인가.. 역시 뒤로 처지고 만다.. 심장이 파열 될 듯한 고비를 지나 오늘밤 야영할곳에 도착했다...... 각조원들은 텐트를 설치하고 식사를 준비하고 밤은 깊어갔다 이제 언제 또다시 이런 날들이 올까 하는 서운함을 남기는 밤이다 끔찍했던 한달이것만 또 다시 그리워질 오늘임을 난 알고 있었다.... 새벽이 오고 구보가 시작되고 어느새 실크로드 첫봉에 서있는 나... 대견하구나 여기까지 왔구나 해냈구나. 고통을 즐겨보라는 어느 동기님의 말을 새기고 새기면 오늘 이마지막 수료등반은 즐기면서 해보리라... 어느듯 마지막 봉을 오르고 내가슴속에 무엇인가 뿌시시 올라오는건 스스로의 대견함을 들키지 않고 즐기고 있었다... 바위만큼 무거울 수박을 처음부터 끝까지 배낭속에 넣어서 등반한 김봉준강사님의 미련함인가 아둔함인가..... 그건 자연만이 가르칠수 있는 자연애요 동기애요 그만이 가질수 있는 사랑의 표현이었음을 우리 21기 동기생은 알고 있었을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 그 어느때를 비교할수 없는 그 수박의 맛은 수박맛이 아닌 사랑의 달콤함이었고 목마른자에게 물한모금의 진리였을것이다..... 하산길에서 바라다 본 내 지나온 바위들이 내게 손짓한다. 잘가라 악우여 잘 살아라 악우여 너희 아이들에게 이 대견함을 물려주어라 네 주위의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사람이 되어라 내 생애의 한 날을 또 이렇게 치루었다. 지나고 나면 암시렁도 않은 생애의 날들, 그 고통을 벌써 잊은듯이 새로이 시작되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때의 21기 동기님들과 함께...... 몇몇동기님들을 뵐수 없어 늘 아쉬움은 남아있지만 지금의 21기 암벽반 동기님들과 함께하는 '대등클라이머스' 라는 새로운 산악회에 늘 고생해주시는 김영문 대장님과 여러 회원님을 사랑함게 됨은 내가 행복한 미소를 지을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그리고 항상 말없이 응원해 주는 남편에게 늘 감사하다.... 하늘 같은 남편보다 더 사랑할수는 없겠지만 하늘아래 있는 저산과 저바위를 사랑하며 살리라.. 지난 익스트림스포츠 행사에 참석한 대등클라이머스 회원들 매달 잘 진행되고 있는 정기등반 ..... 우린 지난 한달의 교육이 헛되지 않았음을 늘 마음속에 남아있을것이다 다음 22기 후배가 나올는 그날까지 이 열정과 신뢰와 배려를 잊지 않고 인간과 자연과 더불어 진행되는 호흡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구 연희님 암벽 21기 수료 허락없이 글 옮김을 용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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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등지 발간에 대하여.....

박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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