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 생각!




내

아기때는 엄마 손잡고

예쁜 꼬까옷에 쪼막신 신고

무섭던 상여집 지나

뭉개구름 호르르 피어나던

청태낀 개울물 건너

시오리 터울 순이네 집에갔다.


허물어진 돌담따라

작은 돌배나무 뒤에 숨은

졸듯 매달린 노오란 무래를 따면

아삭아삭 깍질 도려내어

누이 옷동정 만큼이나 뽀오얀

순이 손에 살그머니 쥐어 주었다.


풋익은 대추알 소복이 주머니 담아

싸릿나무 매미채들고

가을햇살 환한 웃음짓는

강변 솔남기 쇠똥새로 내달리며 잠자리 쫓을때면

살랑거리는 강바람에

순이 깜정치마는 한들 거렸다.


파아란 물살속에 담긴 조약돌 보다

더 가녀린 볼 웃음짓던

달님 나라 딸같은 순이야!

어느핸가

말없이 어디론가 가고 말았다.


어저께

순이는 예전 그 강물속에 야윈 모습으로

해맑가니 웃고 있었다.

순이야!

물이 차거우니 밖으로 나오렴.

내 잠자리 잡아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