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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선!
오늘 창수가
아침일찍 덕포에 내려가는 날이다.
조금은 들뜬 기분이지만
썩 내키지 않는 마음이다.
시골 큰 누님의 주선으로 맞선을 보기로
일주일 전부터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옷차림도 여느 선보기 때보다 다소 허술했다.
그는 이미 열몇번 정도의 선을 보고
열 번 정도의 퇴짜를 맞았고
서너번 정도의 퇴짜를 놓았다.
퇴짜를 놓고 맞는데는 어느정도 익숙해 있었다.
맨 처음 퇴짜를 맞았을 때 심정은 기억하기도 싫을만큼 착잡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차차 옆채이기에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그의 생각에는
선본 아가씨들이 철이 없다고 느껴졌다.
왜냐구요?
많지는 않지만 매달 봉급 꼬박꼬박 받아오지요.
전세방 하나는 얻을수 있는 작은 통장도 있고
시집만 와준다면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 조건이 갗추어져 있는데 그걸 몰라주니 한심할 따름이라고 생각하지요. 또 그런 상대가 머리에 가득 돌만 들어 있다고 생각 합니다.
창수생각엔
자기 마음에 드는 예쁘장한 아가씨가 하나쯤
찰싹 달라 붙으면 좋겠는데 사정이 그렇지 못하니 참 딱합니다.
왜냐하면
창수는 여자 앞에만 가면 주눅이 드는 소심한 성격 탓입니다.
어느때 부터인지 선을 보러갈 때는
오늘 마음속으로 무엇을 말할것인가 생각합니다. 그리곤 십분정도의 얘기할 분량의 원고를 미리 준비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정도의 시나리오입니다.
작은 누나가 선보는 장소에
매번 따라다니니까
아가씨측에 따라나온 가족과 작은누나가 몇마디 의레적으로 인사합니다. 그리곤 자리를 슬며시 비켜주면
여태껏 준비해온 원고를 낭독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창수라 합니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저는 직업이 鐵 엔지리어닝 입니다."
"예?" 엔지리어닝이 잘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창수가 써놓은 각본이 이때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집니다.
그냥 저 쪽에서 편한소리로 "알겠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창수의 언변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말을 질문해가면서 부드럽게 이어나가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할때가 많으니 답답합니다.
그러면 창수는 으레히
담배부터 한데 꼬나물면서 거짓 여유를 부려 봅니다.
"예! 엔지니어기사 라고요!" 억양이 조금 높아집니다.
"와예! 있잖아요.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부서 말입니다. 모든걸 다 책임지는 그런거 말입니다. 그게 없의면 회사가동이 안되는 그런 겁니다."
창수의
직업은 기계 만드는 공장의 용접공 입니다.
그는 어디든지 가서 자기의 직업을 엔지니어링 이라고 링 한자를 더 붙여서 크게 발음하는 법이 있습니다. 그만큼 용접공 이라는 직업에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는셈입니다. 엔지니어가 기술자이니 하등 다를 바가 없지만 그래도 그는 항상 엔지니어링을 고집합니다.
"아! 네! 그렇군요! "
여자의 목소리가 약간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읍니다.
"예! 저는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 셈입니다."
창수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말을 이어 나갈지 도통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애궂은 담배만 뻑뻑 빨다가 어느새 일분이 다가옵니다.
"아가씨는 부모님이 다 계시는 가요?
"예!"
여자가 짦게 대답하곤 연이어서
"바쁘시지 않으신가요?"
창수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예! 잘알겠습니다.
내가 사실은 바쁜사람입니다.
센스가 없지는 않으시군요.
오늘 열두시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 되겠습니다.
집에가서 부모님에게 여쭈어 보고 다음에 전화연락을 드리도록 하지요."
이때는 매우 또렷하게 빠르게 의사표시를 하고선
여자보다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그리곤 내가 왜 비싼 커피 값을 내느냐 하면서 다방 문을 박차고 나와 버립니다.
이것이 이제껏 창수가 퇴짜 맞을 때 마다 정해진 각본 입니다.
+ + + + +
포구의 항은
여느 때보다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시골 다방의 한적함과 마담의 느릿한 동작이며 약간 찌든 의자며 가구들이 시골냄새를 강하게 풍기고 있었다.
간간이 지나다니는 굵은 왕파리도 왱왱 소리를 내면서 창수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약간 멀리서 뱃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먼저나온 큰누나는
오분도 채 되지않아서 연신 출입구 쪽을 기웃 거리며 창수에게 부탁을 합니다.
"야야! 오늘은 보고나서 어지간 하걸라 해라! 니 나이가 몇 살이고! 내사마 걱정이된돼!"
창수가 제일 듣기 싫은 소리만 골라서 합니다.
"누부야! 사람이 마음이 들어야 할게 아이가! 그런소리 그만해라. 딱 듣기 싫다."
창수는 큰누나에게 귀에 못딱지가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창수는 올해 서른 세 살입니다.
다른 친구들은 다 결혼해서 하나씩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계모임 자리에 데리고 와서는
"자기야 자기는 가만히 내곁에 앉아만 있거래! 심부름하면 딿는데이! "
"자기는 광 판돈만 챙겨래이! 신경 쓰지말고!"
"저놈아 창수가 넘보이 꼼짝도 하지말고 내곁에 있으래이!"
이런 소리만 창수 귀에 들립니다.
창수는 귀를 막고 싶은 심정 뿐입니다.
우선 홈페이지 개설을 축하 드립니다.
그동안 애써주신 최태환 교무부장님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언제나 한우물만 파면서 묵묵히 학교를 위해 일해주신 열정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그리고 무보수로 강의를 하신 교무진 여러분과 운영 위원회 여러분 그리고 동창회를 이끌어 가시는 신동규 회장님 임원진 여러분에게도 감사감사 하다는 말씀을 감히 드립니다.
길이길이 대구등산학교의 무궁한 발전에 神의 가호가 있기를 빕니다. 위에 올린 글은 제가 시간을 봐가며 창작한 글입니다.
약 6만자 분량의 중편소설 쯤 됩니다. 이것을 글이라고 할수없는 유치한 것이지만 우리 학교 게시판에는 천편 일률적인 일상사 산행기
등이 주류를 이루니 그냥 양념삼아 읽어 주시면 고맙겠읍니다.
관계하신 모든이에게 건강과 하시는 일들이 순조롭기를 두손 모아 빕니다.
구월 선듯선듯한 바람이 부는날
전임 동창회장 이상승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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