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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가
좀 촌 스러워 보였다.
입은옷은 흔히 보는 마이상의에
한물간 청색도 아니고 흑색도 아닌 어정쩡한 옷이었다.
사이즈도 잘 맞지 않는 어색한 구석이 드러나 보였다.
하의는 약간 긴 미니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한 십년쯤 유행이 지난 옷으로 보였다.
빌려서 입고 온게 분명해 보였다.
다소 긴장된 표정이 이었다.
피부색은 대체로 검어 보이고
검은 사람들 중에서도 앞다툼에 끼어 들어갈 만한 피부의 소유자였다.
입술은 두툼한게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어 보였다. 코는 두텁게 선을타고 내려오다가 끝이 펑퍼짐하게 내려 않아 있었다.
눈위에는 인조 눈썹을 달았는데 그게 영 어색해 보이고 쌍꺼풀은 없었다.
간간이 손바닥을 비비면서 시골 다방에도 적응이 잘 안되는 것같이 걸맞지 않는 몸짓을 하고 있었다.
눈동자에는 어색한 기색이 완연하고 초점이 흔들리고 있었다.
잡혀온 새끼 노루가 어쩔줄 몰라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연상 하게 했다.
건너편에는
큰 누나와 따라나온 입씸좋은 여편네 하나가 수작을 벌이고 있었다.
팽팽한 신경전이 전개 되고 있었다.
큰 누나는 창수의 허풍을 떨고 있었다.
동원무역 주식회사의 기술계장으로 근무 한지가 오년이 넘었고 이제껏 장가늦은것은 고르고 고르다가 한해 두해 넘어갔고 창수가 워낙 시골을 좋아하다 보니 맘에드는 시골처녀가 좀처럼 없더라고 비싼 공갈을 치고 있었다.
시골 중학교 다닌 것을 D시 일류공고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메이커 있는 그룹에서 모시려 왔는걸 창수가 장래를 생각해서 정중하게 거절했다는 것도 빠뜨리지 않고 세세이 설명했다.
같이나온 여편네 역시도
처녀집 씨암닭이 몇 마리 있고 마당에 두지가 세 개나 되고 외양간에는 암소 한 마리에 황 송아지 한 마리 있다는것도 빠트리지 않고 얘기했다.
또 동네서 십리 떨어진
산비탈에 묵혀논 논이 일곱마지기이고
임씨 문중산에서 나는 송이가 일년에 몆근이나 따내고
올해 농사는 나락을 백 가마니나 했는데
그게 통일벼도 아니고 밥을 해놓의면 찰지고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을 해먹을수 있는 쌀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집 사위만 되면 대감 부럽지 않는 대우를 받을수 있을꺼라고 누누이 강조하며 말하고 있었다.
창수는
상대를 보는순간
처음부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저는 이창수라고 합니다."
"예! 저는 임말자라고 합니더. 대구서 오시느라고 아침부터 바쁘게 나섯지예!"
"아입니더! 안그래도 누부가 진작부터 칭찬 하시길래
한번 만나서 인사나 한번 드릴려고 했는데 참 반갑습니다."
"아입니더! 촌에서 농사일만 거드니 아는게 없습니다."
여자가 조금씩 긴장감이 풀어집니다.
앞에 놓인 커피를 살짝들어 한모금 마시고는 창수를 흘깃 쳐다봅니다.
마음에 든다는 표정인 것 같습니다.
"같이 오신분은 집안 친척이 되십니까?"
"아!예! 육촌언니 인데요! 아주 마음씨가 서글서글 하고 좋아서 저하고는 하루에 한번씩 만나서 얘기 하는데 올때마다 빈손으로 오는법이 없고 하다못해 바가지에 삶은 감자 라도 들고 오지요."
여자의 긴장이 거의다 풀어 졌습니다.
"그렇군요! 언니 인상만 봐도 좋아 보이는군요!
그건 그렇고
아가씨는 바쁜 농삿철인데 나올 시간이 있던 모양이지요!
아뫃든 잘되었습니다.
오늘 이런거 저런거 치웠버리고 기분좋게 데이트나 한번 하는게 어떻습니까?"
창수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아내고 있었다.
처음보는 순간부터 자리에 않아 있기 싫었습니다.
그러나 창수도 멀리서 왔고 또 상대의 체면을 어느정도 세워주고 싶은 생각에서 말을 하다보니 이렇게 까지 진전이 되어 버렸읍니다.
"예! 그라입시더!"
여자는 처음의 어색한 기분이 가라않자 스스럼없이 말하면서 모처럼만에 외출나온 기분으로 말합니다.
못생긴 얼굴에 비해서 성격은 소탈하고 명랑한 편입니다.
여자의 스커트 사이로
딱 붙어있던 다리가 조금씩 틈이 생기면서 느슨해집니다.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따라서 창수의 마음도 아주 가벼워집니다.
이태껏 선본 사람중에 이처럼 순순히 대화에 응해준 여자도 없었지만 편안한 상대를 만난 것이 내 멋대로 할수 있다는 생각에서 오늘 하루쯤 데리고 놀다가 가면 그만 이라는 생각 입니다.
여자가 만만한 상대이지요.
창수는 자기보다 훨씬못한 조건을 가지고 사는 여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지요.
창수의 마음속에
상반된 두가지 생각이 듭니다.
여자의 마음씨가 창수에게 아주 편하고 그리고 거추장스런 이런 자리만 벗어 난다면
멋대로 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결혼을 생각해 봅니다.
또 주위로부터 남자건 여자건 잘나면 잘난 인물값을 한다고 수없이 들어왔고 창수의 제멋대로 성격상 여자의 비위를 맞춰가며 살 수 있는 스타일도 아니기에 더욱 솔깃한 상대를 만났다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이
들때는 비록 못생긴 여자이지만 점수를 잘 따야지 하고 마음을 다 잡다가도
옆으로 보이는 못생긴 얼굴이 확 다가 설때는 정나미가 뚝 떨어 집니다.
저걸 데리고 친구 들앞에 등장하면
"야! 제수씨! 상당한 미인입니다."
이런소리를 듣는다고 가정할 때와
예쁘게 생긴 여동생이 속으로 "저런걸 월케 언니라고 데리고 왔노!"
이런 비아냥을 평생토록 들을 일이 가슴이 아득합니다.
그래서
다시한번 힐끔 옆모습을 바라 봅니다.
아주 못생긴 메주 덩어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생동안 데리고 살기에는 창수의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지 않습니다.
참으로 난감한 문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창수의 생각을 모르는
여자는 만면에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창수를 따라나설 채비를 합니다.
다시한번 창수의 장고가 시작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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