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식선생 조병준선생 두분은 만만찮은 연치에 본교 수료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 하심을 축하드리며, 아래 글을 두분과 모든
수료생들에게 올립니다.

-정규반 7기 수료생 김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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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다




- '77대한산악연맹 에베레스트 원정대 -



한국은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는 10번째 국가이자 원정대로는 25번째 팀이었다. 1953년부터 77년에 이르는 24년 동안에 초등루트인 남동릉 외에 북동릉(60년 중국)과 서릉 혼바인 꿀르와르(63년 미국).그리고 남서벽(75년 영국)에 새 루트가 추가되어 있었다. 그중 한국대가 택한 루트는 53년 영국대가 오른 사우스콜을 경유한 남동릉이었다.
75년과 76년 두 차례에 걸쳐 에베레스트 지역 정찰을 마친 대한산악연맹은 77년6월 11일 발대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77한국 에베레스트원정대를 출범시켰다. 원정대장은 당시 대산련 회장직을 맡고 있었던 김영도(53) 공화당 국회의원이 맡았고 등반대장에 장삼문(35). 등반부대장에 박상열(33.경북산악회). 그리고 이윤선(36.강원연맹). 김명수(33.양정산악회). 곽수웅(33.부산대륙산악회). 고상돈(29). 한정수(29.하켄클럽). 이상윤(29.명지대). 김병준(28.한국외국어대). 조대행(31.카톨릭의대). 이기웅(28.설령산악회). 이원영(27.한국등산학교강사). 도창호(26.동국산악회). 김영환(30.대전쟈일클럽). 전명찬대원(25.부산청봉산악회)과 보도대원으로 한국일보사에서 파견한 김운영(44). 이태영기자(36)가 참가해 총인원 18명이었다. 이 원정대의 예산은 모두 1억 3천여 만 원이었는데 정부에서 6천만 원을 지원 받고 나머지는 한국일보사가 나서서 11개 기업체의 협찬을 받아 충당했다.
7월 2일 드디어 본대 13명이 서울을 떠나 장도에 올랐다. 다른 대원들은 이보다 앞서 카트만두에 도착. 입산준비를 하고 있었다. 원정대는 25명의 셀파를 고용하고 7월19일부터 4진으로 나뉘어 장장 380킬로미터에 달하는 카라반에 들어갔다. 이 카라반에 동원한 현지 포터 수는 모두 650여명. 이들이 운반하는 물자는 총 19톤에 달했는데 그 중에는 국내에서 제작해 간 3톤 가량의 알미늄 사다리 100개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사다리는 1개당 무게가 30킬로그램으로 얼마나 단단하게 제작되었던지 이 등반이 끝난 후에도 계속 회수되어 사용하여 일부는 10년 뒤 원정대까지 사용하기도 했다.
원정대가 카라반을 시작한 지 21일 만인 8월 9일, 1진이 5.400미터의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이때는 아직 몬순기가 끝나지 않았으나 원정대는 등반기간을 벌기 위해 8월 11일부터 등반에 들어갔다. 이로부터 26일 만인 9월 6일 8천 미터 지점의 사우스콜에 네 번째 캠프가 설치되었다. 극지법등반치고는 빠른 전진이었다.
9월 8일에는 남동릉 8.510미터 지점에 5캠프가 설치되었고, 다음날 새벽 6시 30분, 1차 공격 조로 지명된 박상열 등반부대장과 앙푸르바 셀파가 정상을 향했다. 그러나 깊은 눈을 헤치며 나아가자니 예상외로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다. 눈은 올라갈수록 깊어져 10미터를 전진하는데 40분이나 걸리는 곳도 이었다. 다른 팀들의 기록에 의하면 마지막 캠프에서 정상까지는 6시간이면 충분했지만 이들은 6시간만에 남봉에 훨씬 못 미친 곳에 도달했을 뿐이었다.
오후 1시 50분에 간신히 남봉(8.763미터)에 도착한 공격 조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정상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미 두 사람의 몸은 고소에서의 러셀로 체력소모가 커 거의 탈진상태에 있었다. 시간 감각마저 흐려져 산소 통의 잔량을 체크할 판단력도 잃었다. 여기에다 설상가상으로 8.800미터 지점에 있는 일명 힐라리 스텝이라는 수직 침니를 막 올라섰을 때 산소까지 바닥나버렸다. 이 고도에서는 산소를 사용하다가 갑자기 멈추게 되면 엄청난 신체장애를 격 게 되는 게 보통이었다. 정상을 거리 상으로 불과 100여 미터 놔두고 체력의 한계점에 도달한 두 사람은 오직 살기 위해서 돌아서야 했다. 이때는 오후 5시가 넘어 해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미 마지막 캠프로 돌아가기는 불가능한 시각이었다.
탈진한 두 사람은 남봉으로 겨우 돌아와 데포 해 놓았던 산소통을 발견했으나 벨브를 열 기력 조차 없었다. 산소를 포기한 두 사람은 이미 어두워진 설사면을 더듬어가며 필사의 하산을 감행했다. 그러나 8.600여 미터의 고도에 이르렀을 때 앙푸르바가 하산을 포기하고 누워버렸다. 혼자 힘으로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른 것이다. 여기서 박부대장은 비박을 결심했다. 다행히 기온은 급강하하지 않았으나 바람은 거세게 불어댔다.
거의 탈진상태에서 비몽사몽간에 하룻밤을 버틴 두 사람은 다음날 새벽 날이 밝아오면서 200여 미터 아래 있는 5캠프를 발견했다. 만 하룻만에 구사일생으로 되돌아오게 된 것이다. 비록 등정은 못했지만 두 사람의 비박은 당시까지 등반사상 가장 높은 곳에서의 무산소비박으로 기록되었다.
1차 정상공격의 실패 원인은 예측하지 못했던 적설량으로 남봉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모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공격 전에 마지막 캠프에서 충분한 산소를 취하지 않았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김영도대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2차 공격조로 고상돈대원과 펨바노르부 셀파를 지명했다.이제 올려진 산소는 단 한번의 정상공격만을 할 수 있는 7통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좀더 철저한 작전과 지원 계획을 세워야 했다.
9월 15일. 2차 공격조로 선발된 고상돈대원과 펨바노르부 셀파는 5시 30분 마지막 캠프를 떠나 정상을 향했다. 이들은 1차 공격조가 만들어 놓은 러셀 자국 덕분에 비교적 순조롭게 전진을 거듭한 끝에 오전 9시 30분 남봉(8.763미터)을 통과했다. 1차 때보다도 3시간 20분이나 빠른 운행이었다. 두 사람은 힐라리 스탭을 넘고 박상열대원이 후퇴한 그 지점을 통과하여 오후 12시 50분 마침내 지구의 용마루에 올라섰다. 등반개시 36일 만의 일이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8번째 에베레스트 등정국가가 되었고 고상돈대원은 58번째 등정자가 되었다. 한국대가 세운 9월 15일 등정은 포스트몬순기에서는 가장 빠른 날짜로 이 기록은 15년동안 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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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기록은 역동의 히말라야(南善祐 著)에서 발취 했습니다.
대원들의 연령은 당시의 연령 입니다.

-상기 글은 오래 전에 대구연맹회지에 보낸 원고입니다만 채택 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