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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극도로
허레허식을 싫어했다.
호텔에 출입하는 사람은 모두들 메이드 인 유 에스 에이가 만들어낸 잘못된 관행이라고 규정 지었다.
필요없는 돈을 들여서 수입한 이테리제 원석을 바닥에 깔고
천정에는 220볼트 짜리 괜찮은 형광등만 달아도 될걸 몇 천달러나 되는 고급 산드리아를 여러개나 주렁주렁 매달고
오르내리는 에르베이트의 번쩍거리는 스테인레스 제품은 모두가 간결하고 검소한 국산품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콜 독일 총리가
방한 했을 때
메스컴에서 보여준
몽땅 연필을 닳아 뭉그러질 때 까지 쓰는 검소한 모습을 우리 국민 모두가 본받아야 마땅하고 그런 사회질서가 형성이 될 때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기회가 날때마다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자면
값비싼
외국산 물건은 국민들이 절대로 사용하여서는 안되고
모두가 전심전력으로 일하여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여 많은 외화를 벌여 들여서 더 많은 공장을 짓고 숙자와 같이 술이나 먹고 남자들 곁에 싸구려 웃음이나 파면서 할 일없이 기생하는 쓰레기를 한시바삐 생산적인 곳의로 모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간단한 머리도 없는 사람들이
무슨 장관이니 국회의원 이니 하는 벼슬을 차지하고 않아 있으니 나라의 장래가 불을 보듯 뻔하다고 김애리에게 웅변조로 침을 튀겨 가면서 얘기했다.
이때 만큼은
아주 자신있게 애리를 설득하면서 얘기하는 폼이 민국당 총재라도 되는듯이 육하원칙에 입각해서 논리를 당당히 전개해 나가는 것이었다.
듣는 애리는 그저
시큰둥이 긴가민가 들어 넘기지만 다른 특별한 반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비싸게
보이는 김애리의
먹물도 이때만큼은 창수의 강한 액튜뷰에 한 옥타브 목소리를 줄이는 것이었다.
물론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때만 창수의 청산유수와 같은 말들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숙자에게는 이 비싼 유식이 별로 쓸모가 없었다.
숙자가 제일 잘하는 것은
얼렁뚱땅 아양을 떠는 것이다.
또 손님의 호주머니에 돈이 얼마나 있을것인가!
손님을 이층 객실로 데리고 올라가서 얼마나 빠른 시간에 그작업을 마무리 지울것인가!
또 새로운 녀석들을 얼마나 많이 받아 들이며 재빨리 화대를 받아낼 것인가!
얼룩이 묻은 입술에 루즈를 더 진하게 발라서 멍청한 얼간이들을 어떻게 끌어 드릴 것인가!
이런 종류의 생각을 하는 것이 그녀의 주된 일과였다. 모든 것이 몸뚱아리를 얼마나 많이 비싸게 팔아서 돈을 챙기느냐 하는 것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가치의 척도였다.
그렇지만
딱하나
창수가 오는날은 어떤일이 있드래도 창수를 위해 의리를 지켜주는 소신파 이기도 했다.
창수는 숙자에게 있어서 그만큼 값이 나가는 중량급이었다.
그가 하는 헛소리며 술취한 주정머리까지 다받아 주고 맨 나중에는 숙자방으로 안내해서
아침 출근때까지 현모양처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벽에는 길건너 동아식당까지 데리고가서 해장국 까지 한그릇 사먹이고 나면 택시까지 잡아서 회사로 보내는 것이었다.
포주엄마도
숙자의 이런행동을 열열히 규탄했다.
"야! 이년아! 니년이 가지고 있는게 털지갑밖에 더있나!
그거 딿아 없어지면 어느 미친 놈팽이가 니같은 화냥년을 좋다고 하겠노!
야 이년아! 똥 눌자리도 보고나서 엉댕이를 까라!
글마가 니한테 무슨 서방이라도 되나! 응 이 육시랄 년아! 야 이년아! 지금은 값이 나간다 마는 삼년만 있어봐라 글마가 니카마 더젊은거 찿지 니것은거 거들떠 보기나 하는줄 아나! 야 이년아! 나도 니것은 시월 다 겪어 나왔응이께 내말듣고 일찌감치 찬물묵고 정신차려라!
더러븐 년놈들 같이라고!
매상 좀올릴라카먼 문디 좆같은게 다와가는 지랄 염병떨아 제끼네!"
이렇게
몇 번이나 고함을 치고 어르고 달래도 보았지만
숙자의 초지일관한 모습에 이제는 한풀 꺽여서 못본체 하는것이었다.
오늘도
숙자는 창수를 놓아 보내지 않으려고
작전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시계를 쳐다봤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1시간이면 통금 사이렌이 울릴시간이다.
숙자의 생각과는 달리
창수는 오늘 낮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고는
더 이상 여기서 값싸게 있기가 싫어졌다.
김애리가 떠오르면
떠 오를수록 숙자와 함께 않아 있는다는게 자신의 품질에 심각한 치명타를 끼치는 것 같아서 자존심이 상하였다.
남비 뚜껑을 쌀짝 들어봤다.
맹물만 한쪽 구석에 달랑 남아 있었다.
지금 나서지 않으면 일어날 기회가 없어보였다.
"야! 숙자야!
오빠야 간다! 그라이 아까 내가하던말 영그게 간직했다가 제발 이짓 좀 하지말고 보따리 싸거래!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달라빼야지 종 더있으면 평생 이짓하고 묵고 살아야 된데이!
여무게 명심하거래이!"
"오빠야!
가기는 어디로 갈라카노! 하마 시계가 열두신데 나가다가 파출소 붙잡혀 갈라카나!
오빠야 머리는 좀기나! 가머는 대번에 가시개로 몽땅 짦린데이!
그라이 내가 엄마 모르게 두부 한모 내와가지고 이불에 올려 가지고 뜨술 때이카네 요거 가마 있어래! 응 오빠야! 요거 한잔만 묵고 자러가자! 알았제 오빠야!"
"야! 숙자야! 아이다! 내가 오늘좀 일찍 가봐야 될일이 있다.
그래야 도면 그리든거 그려 가지고 내일 사장한테 보여주고 돌대가리 김과장 코를 납작했부래야 나도 한자리 할거 아이가!
그리이 숙자야! 술도 됐고 안주도 됐다.
니말만 들어도 고맙으니이께네 함부래 안주 내오지 말거래!"
사실 창수는
자신의 이중성에
아까부터 흔들리는 자신을 주체할수 없었다.
숙자와 그는 밀접한 거래가 여러번 있었던 것이었다.
점점 흔들리는 자신을 주체하려고 해도 말뿐이고 내공에서 우러나오는 자신은 그게 아니었다.
숙자는 반바지 차림의 하의에 상의는 짦은 소매의 하늘하늘한 T샤스를 입고 있었는데 걸어다닐 때 겨드렁이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까만 유두가 자꾸만 그의 시선을 그슬렸다. 숙자의 나체가 연상되었다.
동물적인 본능을 억제 하기가 어려웠다.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손발이 떨려왔다.
아랫도리가 태산같은 자세로 직립하기 시작했다.
"야! 숙자야! 내사마 골이 따개 지는 것 같은데 지금 차하나 잡아도 보자! 갈란다!내일 저녁에 오꾸마!"
"아이고 오빠야! 그래 가지고 우얄라 카노! 고집도 피울 때 피워라! 안된다! 자!자! 우에 방에가자! 내가 오빠야! 그래 밉상덩그리가! 하고 내삐는 말이라도 우에 사람이 그랄수있노!"
창수는
한두번 홰술래를 치다가 못이기는체 비틀걸음으로 숙자의 부축을 받고선 이층으로 통하는 나무계단을 올라갔다. 두사람이 함께 올라가기는 복잡한 통로 였다.
퀴퀴한 냄새가 창수를 반겼다.
히미한 전등만이 중앙에 달랑 매달려 있고 벽지며 천정은 흔해빠진 모자이크가 배열된 싸구려 종이로 도배되어 있었다.
방바닥에는 군용 메트리스가 깔려있고 국방색 모포가 덜렁 두장 놓여 있었다.
이미
취할돼로 취한 그는 보이는 모든 것이 핑크색을 띠고 있었다.
가슴이 급속도로 두근거려 왔다.
숙자의 얼굴에 김애리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환각상태를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애리가 방글방글 거리고 웃고 있었다.
손을 내뻗으면 닿을거리에 근접해 있었다.
평행선만 긋던 둘사이가 이제 하나로 합일 할려고 교차로에 다가서고 있었다.
"애리씨!
날좀봐요! 나 정말 애리씨 얼마나 좋아 하는거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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