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지나고 산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오늘 따라 더 서두르게 된다. 저녁에 집결지에서 마지막 산행을 앞두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이제 교육이 마지막이구나.
5주간의 교육을 마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이론교육과 더불어 실기교육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때 마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으며, 강사님들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결합된 강의를 듣고 있으면 고개가 절로 끄덕이게 된다.
아~~~~~~!! 그렇구나 하면서.
퇴근 후에는 지각할까봐 열심히 뛰어서 아슬아슬하게 들어가기도 하고, 때론 교육마치고 집에가서는 너무 피곤해서 가방 던지고 그냥 잠자리에 들기도 했는데... 모든 약속을 뒤로 미루면서도 바쁘게 5주간을 보냈다. 그리고 방 한 구석에는 늘 등산장비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일주일마다 가는 실기가 꼭 내일 당장이라도 가는 듯 배낭은 그 자리에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그런 4주가 지나고 이젠 마지막 실습이다.
19일 아침식사후 간단한 이론시간을 갖은 뒤 마지막 실기교육으로서 서봉샘터에서 출발하여 칼날능선을 넘었다. 바위가 뾰족뾰족하다고 칼날능선이라 한다 했다. 각 조별로 자일을 확보하고 가니 정말 어디 해외등반에서 본듯한 모습이다. 처음보다는 바위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 없어지고 나니 차츰 재미가 붙는것도 같다. 능선을 지나 헬기장에 도착하여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앉아 있으니 피로와 함께 잠이 쏟아진다.
모든 것을 지나 이젠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힘겨웠던 순간순간이 생각난다.
산에서 갖고 올 것은 사진 외에는 아무것도 갖고오지 말고, 산에서 남겨 둘 것은 발자국 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말라고 어떤 산악인은 말한다.
우리의 발 자취가 팔공산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전날 저녁 바위에서 바라본 대구의 멋진 야경과 비박의 추억이 소중하게 기억 한 편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아낌없이 서로 도와주고 뭐라도 하나 더 챙겨줄려고 하는 동기생들의 마음에서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비는
뿌린 후에 거두지 않음이니
나도 스스로운 사랑을 주고
달라진 않으리라
아무것도...
<김남조님 시 / '빗물같은 정을 주리라' 의 일부>
이 시 구절처럼 그렇게 사람들은 우리의 맘속에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난 산을 좋아하고 산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없이 넉넉해 보인다.
하산하여 파계사 주차장에서 동창회분들이 마련한 음식과 술, 따뜻한 국물로 추위를 달래며 바닥에 그냥 앉아 먹는 하산주가 꽤 괜찮았다. 서로 수료등반을 축하하며 술잔을 나누었다.
무사히 수료등반까지 마치게 되어 뿌듯하고, 앞으로 대구등산학교 교훈처럼 실천하는 산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 최태환 교무부장님과 김은수 홍보차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빗물 같은 정을 준 동기생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배운만큼 지식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에 미치지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 하였으니 우리 대등정규반 62기는 산을 좋아하는 경지를 넘어 산을 즐겨 보면 어떠할런지요~~
정규반 62기 동기생 여러분들의 산행 걸음걸음에 늘 건강과 웃음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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