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항상 흥분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실기계획서를 보고 산행 준비물을 하나하나 준비하다보니 설레 이는 것이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신혼여행 때도 이렇게 짐을 꾸리지는 않았던 것 같았었는데 말이죠. 등산학교에 입교하여 첫 산행을 다녀오며,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첫 번째로 토요일 내려갈 때의 배낭의 모양과 돌아올 때의 배낭의 모양이 변한 것에 보람을 느꼈어요. 가지고 있는 45리터 배낭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 평소 연락이 뜸했던 선배에게 70리터 배낭을 빌려 짐을 꾸리는데 45리터에 넣어보니 메트리스를 밖에 달아야하고, 70리터 배낭은 내 것이 아니다 보니 짐은 다 들어가는데 어깨가 불편하고.. 고민 고민을 하다가 메트리스가 밖으로 나오더라도 익숙한 45리터 배낭에 짐을 꾸렸어요.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짐에 배낭을 맞추는 것보다 배낭에 짐을 맞추는게 좋다는 것을 읽은 것 같기도 해서요. 그런데 패킹법 수업을 받고 나니 주렁주렁 달고 다녔던 메트리스를 배낭안에 넣어서 짐이 꾸려지는 것이었어요 등산학교에 입교한 것이 옳은 선택이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죠. 두 번째 야간에 비상대피훈련을 마치고 나니 평소에 내가 비상시의 응급대처능력이 얼마나 부족했었는지를 느끼는 계기가 되었어요. 나름대로는 짐을 꾸리면서 비상물품들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비상약품, 비상식량, 조난신호기, 등 준비물에는 없었지만 준비를 하고 배낭에서 가장 꺼내기 좋은 위치에 넣어 두었는데 탈출을 해서 강사님이 가지고 나온 물건을 확인하시는데 아무것도 손에 들려있는 않는 것이었어요. 또 더욱 더 한심한 일은 같은 텐트 안의 조원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혼자서 제일 먼저 탈출했다는 것이었어요. 발목에 깁스를 한 부상자도 있었는데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너무 죄송스럽고 많은 반성이 됩니다. 조편성을 하였을 때는 밥만 같이 먹기 위한 조편성이 아니였음을 느끼게 되었어요. 실제상황에서의 후회가 아니라 등산학교에서의 반성이라는 것이 너무너무 다행스러웠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반성을 해보면서 다음 산행에는 더욱 더 발전할 수 있기를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강사님들과 63기동기 여러분 수고 하셨습니다.
산너머산 / 권동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