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등산학교 63기 정규반 25번)

토요일오후 맑고 초여름 같은 날씨에 두 번째 실기교육을 위해 준비물을 챙겨 팔공산으로 향했다. 19:30 분수대 앞에 도착하여 인원체크와 장비점검 -오늘은 기초암벽으로 헬멧, 자일, 안전벨트, 하강기, 카라비너 등 준비물이 많았다-체조 후 야영장으로 이동하여 조별 텐트를 설치하고 야간 이론교육(최기환 강사외)인 매듭법, 안전모, 안전벨트 착용법, 자일 사리기 등을 23:00경 마치고 야식(라면 등)후 24:00 지침하였다.

이튿날 아침 05:00 기상하여 수태골입구까지 구보로 갔다왔지만..... 가벼운 아침운동인줄 알았는데 좀 심한 것 아닌가 싶었다. 공복에 구슬땀을 흘렸으니 고통을 호소하는 분이 꾀나되었다. 어쨋튼 아침식사 후 1주차 야간산행을 했던 스카이라인으로 올라가 수태골 바위골로 향했다. 날씨가 더운 탓인지 야간산행 때보다 힘들게 올랐다. 바윗골에 도착하니 벌써 암벽등반하는 사람과 등산객들로 붐볐다. 우리는 암벽의 기초인 슬랩실습이란다. 확보법, 하강법 등 유의사항을 듣고 몸풀기를 한 후 나의 차례를 기다렸다.

평소에 이곳을 지날 때 암벽등반하시는 분들을 보고 전문산악인인가보다 하고 무심히 지나치곤 했었는데 막상 암벽등반이라고는 난생 처음인 내가 직접 오를려고하니 긴장도 되고 바위 위를 평지 걷듯이 걷는 강사들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내 차례가 되어 떨리는 마음으로 오르는데 자세도 안되고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과 손발에 힘만 들어가고 쉽지 않았다. 암벽화는 준비했지만 등산화로 오르니, 미끄럽고 힘들어 자일을 잡기도 하며 겨우 오르는데 강사님 "왜 그렇게 뻣뻣해 엉덩이 낮추고 다리를 뻗어야지..."

온몸에 땀이 나고 너무 긴장하니 다 오른 후 자기확보 후에도 자일을 놓을 수가 없었다. 하강할 때는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번 등반하고 나니 하강기, 카라비너, 랑비너 등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실히 알았으며 장비의 중요성을 알게되었다. 두 번째부터는 암벽화를 신고 올랐는데 강사님 말대로 엉덩이를 낮추고 발을 안쪽으로 조금씩 힘주고....처음보다는 훨씬 안정되고 여유 있었으며 묘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매료되었다.

두 번 세 번 오르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재미도 느낀다. 정상에 올라 자기확보 후 아래를 내려다보니 밑에서 불때와는 다르게 상당히 가파른 것 같았다 정말 내가 여기를 올랐단 말인가? 아찔아찔하면서도 짜릿하고 새콤한 묘한...ㅎㅎ 이 기분, 스릴 오르지 않고는 모르리라. 이제야 암벽등반의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 여기저기 오르고 내리고 바윗골이 야단이다.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그리고 교육생의 멋진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차성희 간사의 모습도 중간쯤 보인다.

나는 오늘 내 생애 잊지 못할 멋진 경험을 했다. 혼자하기엔 아쉬워 이 느낌을 가족과 친구에게 전할 것이다. 말로 글로 표현하기엔 힘들겠지만....특히 향후 기회가 된다면 두 아들과 함께 하고픈 생각 간절하다. 이런 기회는 대구등산학교가 아니면 경험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점심식사는 통닭(김은수 홍보차장님 위문) 등으로 간단히 먹고 오후 실습도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치고, 수태골입구에서 마지막 구보로(배낭 메고) 노래하며 집결지(분수대)로 향했다. 힘든 하루였지만 고통 뒤의 희열을 만끽하면서.....

최기환, 하찬수 강사님을 비롯해 함께 하신 모든 강사님, 선배 기수님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