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기 1주차 훈련기

금요일...
내일은 등산학교 1주차 실기 교육이 있는 날이다.
집이 풍각에 있어 다시 들릴틈이 없기에 미리 장비를 챙겨본다.
오래묵혀두엇던 85배낭에 이것저것 챙겨넣는다.
침낭을 넣고 버너를 챙기고 콕헬을 챙겨넣고 그리고 오랫동안 치지 않앗던
텐트도 다시금 쳐본다. 좀 많이 낡긴 하였지만 그런대로 사용할만할다.
팩이없이 내일 철물점에 들러 대못이나 몇개 사야겠다.
이렇게 저렇게 배낭을 챙기고 보니 제법 묵직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레임...

토요일 유난히 바쁜 토요일이었다.
서둘러 일을 마친다고 마쳤지만 결국은 30분정도 지각할모양이다.
행여나 해서 미리 전화통화하고선 도저히 시간내로 못갈것 같고
30분정도 늦어질것 같다고...
팔공산 순환도로를통해 동화사 집단시설지구 급수대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동기생들이 도착해있다.

"지각해서 죄송합니다."

체조로 시작한 원철호 강사님의 몸풀기가 오리걸음걷기와 선착순을 거쳐
다시금 오리걸음으로 마무리되었다. 무릎이 좋지 않은 내겐 참 고역이다.
하지만 풋풋한 동기생들과의 교감이 함께한 어깨동무에 실려진다.

다시금 원위치 아직도 도착하지 못한 동기생들을 기다리느라 조금은 더늦게
진다. 그사이 어느 동기생이 가져온 수박은 팔육식당에 맡기고 수박보다
조금 덩치가 작은 메론을 나누이 지는데 한덩이가 내베낭에 쑥들어온다.

"그래 직이라 직이" ^*^

10시가 훌쩍 넘어서야 집단시설지구를 떠날수 있었다.
예정된 코스인 절골로 들어서 스카이라운지의 능선에 붙었다.
오랜만에 매보는 배낭의 하중이 어깨를 누른다.
가끔씩 불어오는 산바람은 시원하기만 하다. 빵재에서 다시 부도암방향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부도암 전에 다시 좌측의 양진암 넘는 능선으로 부었다가
내원암앞의 계곡으로 떨어졌다.

내원암... 예전 괜히 혼자의 자아에 도취되어 내원암의 객이 되어 공부방에
입방한적이 있었다. 괜한 불도도 귀동냥하고 함께 객이 되어있떤 학생들과
산행도 하고.. 괜히 스님이 되고싶었던 지난날들이 생각났다...

내원암에서 식수보충 그리고 다시 1시 조금 넘은 시간에 수숫골야영장에 도착.
막영번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2시까지 전원 취침에 들어가란다.

"4조 모디"
특별히 여학생을 배려해서 가져온 텐트 해서 두동을 텐트를 후딱치고 나니
옆조에서 텐트치기에 고심하고 있다.
보니 학교에서 빌려온 텐트가 후라이만 두개라네..
폴대를 땅에 박아 세우고 위에 후라이만 덮어씌워서 팩을 박고 나머지 후라이는
바닥에 깔아놓고 보니 그럭저럭 훌륭하다.
이윽고 취침...

잠이 들었나 싶은데 원강사님의 비상소리에 비몽사몽간에 눈을 떳다.
이게 먼소리여? 대피능선으로 빨리대피하란다.

미쳐... 잠이나 좀 재워주지.
그사이 여학생 한명은 그냥 물에 떠내려 갈거라 고함친다. 대단한 배짱이다. ㅎㅎㅎ
하지만 그여학생도 무사히 구조(?)하여 전원이 대피능선에 섰다.

원강사님 대피하면서 뭐가지고 왔냐고 물어본다.
저요? "몸만 왔습니다!!!" ^^* 대피하라는데 퍼뜩 대피해야지요.
일일히 물어보고나선 비상사태에 챙겨야될 품목들을 미리 쌕에 넣어오셔선 보여준다.
에그부끄러... 배낭매고 대피할걸...

다시새벽...
우리텐트학생들은 잠도 없나 보다.
어제 그비상에 잠도 별로 못잣는데 6시 채안되어서 일어나 부스럭 거린다.
침낭을 개고 있다. 벌써 일어나야 되나 보다 싶어 눈을 떠 비몽사몽간에 침낭을
정리하고 나니 6시 5분전이란다.
"잠도 없심니꺼" 5분이 어딘데... 다시 5분을 개기고 있다니 원강사님의 호통이
이어진다. 시간이 몇신데 아직도 자고 있냐고...

수숫골에서 식수를 챙겨 밥을 한다 찌게를 끓인다 부산을 떤다음 오전강의가 시작되었다.
오전강의는 먼저 산노래로 시작되었다.
대구등산학교가로 시작된 산노래는 설악가, 적막가, 저높은산, 산족, 자일의 정에 이어
원강사님의 설악아 잘있거라의 열창으로 마무리 되었다.
"설악아 잘있거라. 언제다시 내게오마...."
설악... 한이년을 설악에 미쳐 살았던... 아니 아직도 설악이야기만 나오면 가슴이 찡해진다.
설악의 그많은 계곡들 폭포들... 설악골의 릿지들... 오늘도 후배들이며 선배들이
소토왕골의 릿지를 찾아갔는데... 괜히 설악생각에 가고싶단 생각이 간절하다.

이어진 강의는 팩킹법
팩킹법에 앞서 원철호 강사님은 대등인의 긍지를 심어주기에 여념이 없다.
날라리와 꾼을 비교하면서... 특히 베낭의 끈처리하는 모습은 환상적이다.
이윽고 학생들이 팩킹을 하나하나 검사하는 시간... 다른무엇보다도 끈처리가 잘안되다.
점심식사후 한명한명 모든학생들의 팩킹을 검사하고 나서 수숫골 야영장을 세시쯤 되서야
출발... 다시 내원암에서 양진암좌측능선을 타고 진행하다가 산장쪽으로 내려섰다.
일전 연맹지에 보니깐 몰지각한 양반들이 산장에서 불을 피우다가 소란이 있은뒤로
산장을 폐쇄한다는 이야기를 얼핏들었는것 같은데 그런 몰지각한 인간들이 있다니...

산장앞에서 다시금 산가를 두곡 부르고서 출발
동화사에서 염불암까지 이미 포장된 도로를 따라 질서 정연하게 하산...
다시금 처음 출발했던 위치에 섰다.
랜튼 배터리 바꾸어 끼웠는지 콕헬검사며 수통검사등 하나하나 일일히 검사한다음에야 해산..
하나하나 가르쳐 줄려고 한 강사님의 노고에 학생들 박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남은 동기들, 어제 맞겨놓았던 수박찾으로 팔육식당에 들러 시원한 동동주 한사발에
1주차 교육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제 4주 남았습니다. 64기 동기여러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