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학교 실기 1차교육을 시작하는 날이다.
많은 비가 내리고 난 후 다행히도 날씨가 좋아서 산뜻한 맘으로 팔공산으로 향했다.
바람도 가을 내음을 풍기며 다가온다. 오래전부터 등산학교에 올려고 생각하고 있다가 드디어 입교를 하게 되었다. 설레이는 맘으로 집결지에 도착.(모임시간 19 : 30)
맑은 저녁공기를 마시고 있으려니 기분이 좋다.
교육생들이 모두 모이고 준비운동 후 산행을 시작.
조금 오르고 나니 대구의 야경이 선명하게 보인다. 바람도 점점 더 세게 불어 구슬같은 땀방울도 순식간에 식혀주었다.
우리들이 야영할 장소는 산을 올랐다가 내려오고, 또다시 오른 후에야 나타났다.
각 조별(난 7조)로 텐트를 치고 간단하게 늦은 저녁간식을 먹었다.
곧바로 취침시간이(12:30) 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텐트위로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든지 텐트가 날아가는건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학교다닐 때 MT가서 텐트에서 지내보고 난 후 두 번째로 텐트에서 지내게 되었다. 이런 경험은 특별한 것 같다.
등산장비를 제대로 준비못한 나는 바닥의 찬 기운을 조금씩 느끼며 (산에서의 장비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인식되는 날이었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비상'하는 소리가 들린다. 비로 인해서 긴급대피 하라는 것이다. 일어나 나와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텐트에서 빠져 나가고 없었다. 얼핏 훈련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제상황처럼 느껴졌다.
대피장소에 앉아있는데 밤공기가 너무 추웠다. 비상시 훈련 체크를 받고서야 다시 제자리에 돌아가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날. (9/21)
일어나기는 했지만 계곡에 내려가 차가운 물에 세수하기가 싫다. 부시시한 얼굴로 그냥 있지모~~~~
아침모임을 마치고 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뜨거운 참치찌게로 밥을 해먹고 숭늉물에 커피를 타서 먹었다.
산에서의 커피맛은 역시 최고!!
풀밭에 앉아 오전 이론교육이 있었다.
하늘에는 구름과 태양이 교차하면서 가을 하늘을 내보이고...
평소에 몰랐던 것과 궁금해 하던 많은 산행 지식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패킹법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과 같이 산행할 기회가 있었지만 아무도 이런것에는 얘기를 해준 사람이 없었다.
몇 년전 여름, 지리산에서 하산할 때 5시간 넘게 소나기 맞으며 내려온적이 있었는데 배낭커버를 했지만 물이 스며 들어가서(안에 통 비닐도 물론 넣지 않았었다) 비닐포장을 하지않은 것 일부는 많이 젖어있었다.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위험에서의 노출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오후에는 팔공산장을 들렀다. 누구나가 이용할 수 있는 대피소 같은 곳이다. 많은 대등인들의 흔적을 느끼며 오늘 일정의 마지막 코스를 뒤로하고 내려왔다.
모두 무사히 1차 교육을 마치고 몸풀기 체조로 하루를 마감했다.
오래전 누군가가, 사람은 가슴 한켠에 낭만의 언덕을 두고 살아야 한다고 했었다.
그 언덕에 마음의 여유와, 때론 힘겨움을 내려 놓을 수 있게~~~~~
세월이 지난 후에 지금 이 시간들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입가에 늘 미소가 번지지 않을까...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산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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