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반 수료 후 1년이 지나고 다시 등산학교 암벽반에 등록했다.
바로 시작하고 싶었지만 바윗골 슬랩과 릿지 산행을 경험한 결과 공포증세가 심하고 체력이 부족하다 라는걸 깨달았다. 이대로 바로 시작했다가는 녹다운이 될 것 같았다.
생각한 만큼 체력은 길러지지 않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또 여러 가지 여건상 기회를 찾기도 힘들고,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도 하고 싶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봄날에 산에 심취할 수 있어서 더욱더 좋다.
멋있게만 보이는 암벽타기를 경험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토요일 오후, 배낭은 아무리 짖눌러 봐도 준비물이 다 들어가질 않고~~~ 겨우 출발.
이번기수에 정규62동기들이 나밖에 없어서 혼자서 일찍 도착하니 시간이 1시간이나 남았다. 주차장 주위를 걸으며 여유있는 시간을 잠시 가져본다.
4/30일 7:00 P.M
시계탑에 모여서 준비운동 후 비가 온다는 예보에 야영장에서 간단한 저녁식사 후 바로 산장으로 이동했다. 작은 산장에 배낭을 내려놓고 저녁강의에 들어갔다.
매듭법이나 자일사리기 등을 다시하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들을 다시 꺼집어 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추워지기 시작하고 12:30분이 되어서야 강의는 끝났다.
산장에서 좁은 공간에 자리를 폈다. 몇몇 분들은 렌튼 불빛 아래서 담소를 나누고 몇 사람은 눕자마자 바로 꿈나라로...
5/1일 5:00 A.M 기상.
아침 구보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새벽공기가 너무 좋다. 풀냄새 나무냄새 새들의 소리...
오랜만에 개운한 아침을 맞이한 것 같다. 구보를 마치고 아침식사를 준비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버너에 밥을 다해서 산장 안으로 들어가 밥을 먹었다.
비는 자꾸만 내리고 수태골 까지의 산행이 걱정된다. 그 이른 시각인데도 벌써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간다. 조금 가니 비는 가늘어 지고 물먹은 바윗골이 보인다.
9시에 바윗골 도착. 힘찬 목소리의 구령에 맞춰 준비운동을 하고 각 조별로 슬랩 등반 시작. 오전엔 암벽화 신지 않고 올랐다. 당연히~~~~ 미끄러지면서 올라가는게 너무 힘들다.
하지만 오후엔 암벽화를 신고 오를때는 훨씬 가볍게 오를 수 있었다.
3단계 올라가서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대기중. 오늘따라 경치가 좋다.
비온 뒤라서 나무들이 더 짙은 녹색을 띄고 있다. 조금은 여유를 갖고 슬랩등반을 마치고 하산. 수태골 입구에서 다시 시계탑까지는 배낭 메고 구보, 숨도 차고 다리도 아프고 뛰어가라고 강사님이 외치지만 발이 말을 잘 안듣는다. 시계탑까지 가니 얼굴은 더워서 달아오르고 땀으로 범벅이 되어 헉헉 거린다. 평소에 조깅이라도 열심히 할걸...
마무리 체조를 하고 해산. 화장실에 가서 여벌옷을 갈아입고 신도 샌들로 갈아 신고 세수를 하고나니 시원하다. 좀 쉬었다 내려가고 싶었는데 바로 내려왔다.
나들이 나온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팔공산을 벗어난다.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잠이 쏟아진다. 시원한 그늘에 가서 누워 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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