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 저녁에 야영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수태골까지 구보와 매듭법 실습을 했다.
선배 기수님들과 강사님들이 일일이 체크 해 주면서 실습을 도와주었다. 다른 임원께서도 맛있는 먹을거리를 갖고 격려차 오셨다.
28일 : 암벽타기를 하는 날이다.
새벽에 다시 구보로 체력단련을 마치고 아침 식사후 바윗골로 이동했다. 암벽에는 이미 다른 팀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쳐다만 봐도 가슴이 콩닥콩닥 거린다. 내 순서가 되었다. 잔뜩 겁을 먹고 발을 내 딛는데 다음 발이 떨어지질 않는다. 아~~~~~~득한 기분.
이걸 어쩌나... 자꾸만 미끄러지는 내 발과 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고 자꾸만 뒤로 넘어질 것 같은 불안감. 긴 손톱도 오늘을 위해 최대한 짧게 자르고 왔건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처음부터 "줄당겨!!"(속으론: 제발 자일 좀 빨리 당겨주세요) 외쳐봤지만
위에서 강사님 웃으며 왈 "먼저 올라오세요" 한다. 야속한 강사님 흑흑~~~
다른 교육생들이 간절하게 줄당겨!! 할때에 뒤에 남은 우리 모두는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었다. 자신이 그 자리에 있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조금 오르고 나니 바위에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이렇게 힘들줄이야. 주위의 강사님과 교육생들의 격려를 받으며 겨우 올라갔는데, 강사님은 "손잡을 데가 다 있어요 이것보세요"한다. 그기엔 바위에 아주 쬐금씩(크기가 쌀알 몇 개 크기 만할까?) 올록볼록 튀어나온 것을 보고 말한것이다. 아마 강사님은 돋보기를 대고 본 모양이다. 내가 보기엔 그냥 미끈한 바위일 뿐이다.
너무 겁을 먹으니 다 오른 후 자기확보를 하고난 뒤에도 자일을 놓을 수가 없었다. 장비를 믿어야 된다고 손을 놓고 편하게 쉬어 보라는 강사님의 말에 서서히 손을 놓고 나니 정말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잠시 대기중일 때에도 암벽에 관해서 얘기해주는 강사님들의 세심한 배려와 금방 해 놓고도 몰라서 반복된 질문에도 여전히 차근차근 설명해주신데 대해 너무나 감사하다.
그렇게 오전교육을 마치고 점심시간, 젓가락을 들었는데 팔에 작은 반동이 일어난다. 팔힘이 다 빠진 듯 하다. 오후에는 암벽화를 신고 올랐다. 일반 등산화와 암벽화의 차이를 느껴보라고 그래야 장비의 소중함을 알게된다고 했다. 처음보다는 안정된감이 있었다. 맘으로는 막 올라갈 듯 했지만 몸은 그렇지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차이를 느끼며 바위에 오를 수 있었다. 스스로 대견해 하면서 말이다.
저 멀리 아래에 등산객들이 보인다. 나 또한 저 자리에서 이 바위를 쳐다본적이 있었다. 도대체 저길 어떻게 올라갔을까. 왜 저런 위험한 곳에 오를까... 저 위에서는 기분이 어떨까?
이젠 감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같은 산이지만 암벽을 타고 올라가 테라서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그 풍경은 색다른 감흥으로 느껴진다. 그 누구도 오르지 않고서야 어떻게 알겠는가.
힘겨움 뒤에 오는 희열을 느끼며 마지막 구보(배낭메고)로 집결지로 향했다. 오늘 교육도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마쳤다. 교육생 모두가 뿌듯한 모습이다.
배가 고팠지만 배낭에 있는 뭘 먹고 싶은 생각도 없다. 조금은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 배낭을 푸는데 이상하게, 누군가를 그리워 하듯 그렇게 바윗골이 생각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보기만 해도 아찔했는데 지금은 다시 오르고 싶다는(여전히 겁은 먹겠지만) 생각까지 든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바위 위에서의 그 짜릿한 기분도 다시 느껴 보고 싶기도 하고...그렇다.
암벽타기는 뭔가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 학감님, 최기환 강사님 이하
많은 강사님들과 선배 기수님들이 도와 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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