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3]

총동창회소식/산악뉴스    ( 2006/06/09 16:36:21, 조회수:3234 )
이름  

등산학교 (master)

홈페이지  

기타

제목  

한국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과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전 세계 최고령 산악인

“내 나이 63세… 에베레스트 올랐소”
에베레스트 한국 최고령·7대륙 최고봉 오른 세계 최고령 김명준씨
50代에 등산 시작 마라톤 17차례 완주
“다른 나라 산악인들이 나를 노인네 취급해 꼰대 정신 보여줬지”

지난달 18일 밤 11시 에베레스트 정상 바로 밑 8000여m 지점. 쉴 새 없이 몰아치던 눈보라가 잦아 들자, 한국인 1명과 셰르파 2명이 정상을 노렸다. 눌러쓴 모자 밖으로 반백의 머리가 삐져나왔다. 1943년2월15일생. 재미 산악인 김명준씨는 두가지 기록에 도전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최고령(最高齡) 에베레스트 등정’과 7대륙 최고봉(最高峰)을 모두 오른 전 세계 최고령 산악인.


“서서히 날이 밝으면서 칼날 같은 능선이 눈에 보이는데 얼음 덩이가 앞뒤로 무너져 내리더군요. 죽으러 가는 길인지 살러 가는 길인지 싶기도 하고…. 어젯밤 먹은 밥이 마지막 밥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데요. 12시간 정도 예상하고 출발했는데 정상에 오르는 동안 시계를 쳐다보지 않았어요. 자신감이 떨어질 것 같아서요.”


마지막 공격 캠프를 출발한 지 11시간 50분 뒤, 힘겨운 등반을 하던 김씨가 5월 19일 오전 10시 50분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그는 “무전기에 대고 여기는 에베레스트 정상 이러고는 끝이었다. 이미 판단력이 흐려져 내 나이가 몇 살이고, 기록이 어떻고 이런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등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온 김씨를 만났다. 그의 눈가에는 웃을 때마다 주름이 부챗살처럼 펼쳐 졌다. 검게 탄 왼쪽 뺨에는 화상으로 생긴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8000m급 고봉(高峰)에서 내려온 모든 산악인들이 갖고 있는 상처다.


“사실 나이 얘기만 나오면 부담스러워요. 베이스캠프에서도 각국에서 모인 산악인들도 나를 보면 노인네 취급을 하더라고요. 속으로는 ‘저 꼰대가 뭘 할 수 있겠어’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겠어요. 그래도 정상에 올라 갔다 내려오니까 대접이 확 달라집디다.”


그는 아마추어 산악인의 평생 목표를 달성했다. ‘세븐 서밋’이라고 부르는 7대륙 최고봉 등정은 산악인 필생의 목표다. 지금까지 한국인으로 7대륙 최고봉을 오른 사람은 김씨를 포함해 전문산악인인 허영호, 박영석과 여성산악인 오은선 등 4명뿐이다.


김씨는 1999년 6월 아프리카 대륙의 킬리만자로 등정을 시작으로, 남아메리카의 아콩카과, 유럽의 엘부르즈, 북아메리카의 매킨리를 등정했다. 이후 오세아니아의 코지어스코와 남극의 빈 매시프 등정에 성공했고 이번 에베레스트 등정을 마지막으로 기록을 완성했다.


▲ 지난달 19일 오전 김명준씨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모습. 이날 등정으로 김씨는 63살의 나이에 7대륙 최고봉 등정기록을 세웠다. 오른쪽은 한국으로 돌아온 뒤의 김씨 모습. 김명준씨 제공, 조영회 조선영상미디어 인턴기자

2002년 매킨리를 등정할 당시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진 틈새)에 빠져 2시간 만에 구출되기도 했다. 김씨는 “얼음 구덩이에 갇혀 있는 동안 ‘내가 이렇게 죽는구나’하는 공포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뒤 그에게 목표가 생겼다. 김씨는 “매킨리에서 살아 온 뒤에 ‘내가 어쩌면 7대륙 최고봉을 오를 수도 있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등산에 필요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마라톤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스턴 마라톤에 2차례 참가한 것을 비롯 마라톤 풀코스를 17차례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3시간 46분. 평일에는 11㎞, 주말에는 24㎞ 정도를 달린다. 일요일에는 빠지지 않고 산을 오른다.


김씨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주 새한은행 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현역 기업인이다. 그는 서울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4년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그의 취미는 골프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한 것은 50대 이후부터. 1990년대 초 사업 때문에 한국을 찾은 김씨는 서울고등학교 13회 동문들과 산을 타기 시작했다.


“우리 동기들 중에 산을 험하게 타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10시간이 넘게 서울 인근 몇 개 산을 오르내리는 동기들 따라 등산을 배웠어요. 내가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가장 기뻐해준 사람도 우리 동문들이에요.”


그는 이번 에베레스트 등정에도 ‘서울고 개교 60주년 기념 등반’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놓을 정도로 모교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 하지만 최고령 등정 기록에 대해서는 큰 애착이 없다.


“최고령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산을 오르는 것은 아니에요. 내가 나이 먹은 사람들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요. 나더러 나이가 많다고 하는데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내 나이면 젊은 축에 속하지 않나요.”

출처 : 조선일보

목록 보기
Pre 2006 한국산악회 쉬블링 원정대 발대식 등산학교 2006/07/06 3551
Next 제7회 산악도서 전시회 개최 등산학교 2006/06/04 3019

Copyright ⓒ 2003 dms.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