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은사 사찰 관람료 공방’ 2라운드 돌입

검찰, ‘지리산 천은사 매표소 통행료’ 재수사

전남 구례~전북 남원간 지리산 성삼재 횡단도로(861번 지방도) 통과 차량에 대해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은 부당이득이라는 시민단체의 재항고를 대검찰청이 받아들여 지난해 12월26일 재수사를 지시, 사찰 문화재 관람료를 둘러싼 논쟁이 새 국면을 맞고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천은사 관람료 부당징수에 대한 국립공원시민연대 등의 고발과 항고에 대해 그동안 광주고등검찰청 등이 ‘천은사 및 일원의 암자가 문화재자료 제35호로 지정 고시돼 있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한 것으로 혐의사실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에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문화일보 2007년 9월3일자 23면 참조)

특히 전남도청과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지리산 천은사가 ‘천은사 및 일원 암자가 문화재자료 제35호’라며 성삼재 횡단도로 통과 차량에 대해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해왔으나 ‘일원 암자’는 문화재가 아닐 뿐 아니라 문화재 당국의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사찰 신개축 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공원시민연대는 5일 “천은사는 매표소~성삼재~달궁 구간 17.4㎞ 인근의 소속 암자인 도계암, 수도암, 삼일암 등이 문화재라며 문화재 관람료를 받았고 광주고검은 천은사가 주장하는 부속 암자를 문화재로 인정, 항고기각 처분을 내렸으나 이는 검찰이 문화재보호법과 전통사찰보호법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대검의 재수사 지시를 반겼다.

국립공원시민연대는 “그동안 논란의 핵심은 사찰 암자를 문화재로 인정하고 차를 타고 가며 도로변의 일부 암자를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이 타당한가였다”며 “천은사가 문화재도 아닌 전통사찰에 대해 관람료를 징수한 것에 대해 ‘사기죄’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남도청에 따르면 주소지가 전남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 70번지인 천은사는 전남도 문화재자료 제35호에 등록돼 있으나 ‘일원 암자’인 도계암, 수도암 등은 주소지가 다른데다 문화재로도 등록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도계암의 경우 지난 2007년 3월 화장실 등 신축(개축) 공사를 하면서 문화재현상 변경허가 신청절차도 없이 공사를 강행, 천은사측이 문화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의 경우 신축공사 등을 하려면 구례군청을 거쳐 전남도청에 문화재현상 변경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이에 대해 조계종 관계자는 “천은사 인근 사찰 암자는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문화재 자료로 등록된 ‘천은사 일원’으로 역사문화보존지구에 포함할 수 있어 법해석상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천은사의 문화재관람료를 사찰관리비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환경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