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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고미영, 김재수 대장과 `영혼 14좌완등'>

故고미영(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히말라야 8천m 10개 봉우리를 여성 산악인 고 고미영씨와 함께 오르며 생사를 함께 한 김재수(46) 원정대장에게 고인은 죽어서도 함께 산에 올라야 할 사람이었다.
지난 11일 히말라야 낭가파르밧(해발 8천125m) 등정 이후 하산 도중 실족사한 고미영씨는 21일 화장돼 한 줌의 재로 변했지만, 가장 믿었던 선배이자 동료인 김재수 대장과 함께 자신이 생전 오르지 못한 남은 3개 봉우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대장은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히밀라야 8천m 고봉 14좌 완등은) 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 소속으로 진행한 것인 만큼 다른 사람에게 이 일을 맡기고 싶은 생각은 없다"라고 말해 자신이 직접 고인의 영혼이나마 정상으로 안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대장은 고인이 2006년 첫 히말라야 8천m 고봉인 초오유(8천201m)에 오를 때를 제외하고는 히말라야 10개 봉을 함께 등정했다.
앞서 김 대장은 고인의 시신이 한국으로 운구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적인 감정을 떠나 미영이는 나에게 초록빛 꿈을 준 사람"이라며 애틋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고인의 오빠인 석균(43)씨도 "김 대장이 자기가 마무리를 짓겠다고 했다"라며 "그동안 함께 등정했던 만큼 미영이를 위해서라도 자신이 남은 3개 봉에 직접 오르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고인의 유해가 직접 히말라야 고봉 정상에 묻히지는 않는다.
애초 유족은 고인의 유해 중 절반은 전북 부안의 선산에 안장하고 나머지 절반은 3개 유골함에 나눠 안나푸르나(8천91m), 가셔브룸 Ⅰ(8천80m), 가셔브룸 Ⅱ(8천34m)에 나눠 뿌릴 예정이었지만, 유해를 흩뜨려서는 안 된다는 주변의 권고를 받아들여 고인의 유해를 찍은 사진을 대신 정상에 묻기로 했다.
김재수 대장은 "회사측과 상의하겠다"라며 등정 시점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김 대장은 내달 출국해 9월이나 10월에는 안나푸르나 정상에 서고 내년 봄에는 서로 맞닿아 있는 가셔브룸 Ⅰ, Ⅱ를 차례로 오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여성산악인 최초로 에베레스트(8천848m)에 오른 지현옥씨가 안나푸르나에 오르다 실종된 지 10주년을 맞아 여성산악회가 9, 10월 중 고인 및 오은선씨와 함께 안나푸르나를 등정하기로 약속한 점을 감안할 때, 김 대장이 이들과 함께 안나푸르나를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후원업체인 코오롱스포츠는 그동안 고인이 히말라야 8천m 고봉 11개를 오르면서 입었던 등산복 및 등산관련 장비들을 모아 추모 전시회를 여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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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성 산악인 오은선(43·블랙야크) 대장이 히말라야 13번째 8000m 봉우리 등정을 강행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파키스탄 스카루드에 머물고 있는 오씨는 23일 후원사인 블랙야크와의 전화통화에서 “24일 발토로 산군(山群)에 위치한 가셔브룸 1봉(8080m)으로 출발하겠다. 국내에서 관심이 큰 만큼 기회를 놓치기 싫다. 정상에 오르고 싶지만 가셔브룸 1봉이 받아 줄 수 있는 만큼만 순응하며 어느 때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쇠약해진 심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고, 올해 잡아 놓은 등반 계획을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낭가파르바트에서 실족사한 고미영씨에 5시간 앞서 정상을 밟은 오씨는 애초 곧장 가셔브룸 1봉으로 갈 작정이었지만, 사고 뒤 베이스캠프(4300m)에서 멈춰 구조작업을 도왔다.
오씨의 가셔브룸 1봉 등정은 다음달 3∼5일쯤 결판날 전망이다. 성공하면 여성으로선 세계 최초의 8000m 14좌 완등에 안나푸르나(8091m)만 남기게 된다. 오씨는 9월 안나푸르나에 올라 대단원을 장식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4좌 완등은 세계 산악계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이벤트에 불과한 데다 알피니즘에 어긋나고, 검증 시스템이 없는 허구라며 무리한 등정 강행을 우려하고 있다.
장비업계의 마케팅을 등에 업은 채 오직 정상이 목적이어서 쉬운 코스로 가거나 헬기를 이용하고 물량으로 밀어붙여 봉우리 수를 늘리는 등정주의(登頂主義)로, 같은 정상을 가더라도 더 난해한 미지의 코스를 최소의 인원과 장비로 극복해 가는 등로주의(登路主義)를 위배한다는 얘기다.
서울신문 송한수기자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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