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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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2005/08/11 23:33:34, 조회수:2742 )
이름  

조대희 (naisday)

홈페이지  

직장인

제목  

커플등반대 앞산등정기

대구등산학교 정규반 67기 cafe.daum.net/dms67

대등67 전문산악인 산행기002

전문산악인은 살아서 돌아온다 ------ 커플등반대 앞산등정기

장소 : 대구 남구 대덕산 546mm

일시 : 7월31일23:00-8월1일9:00

여름휴가중 어디를 가볼까 마땅한 데를 찾다가 가까운 앞산을 가기로 결심

한 것은 아내의 실속기발한 선택. 상인동 달비골살면서 유산족들 차로 휴

일마다 동네가 몸살날 지경으로 산좋고 물좋다는 달비골. 요즘 수성구로

가는 직통 터널공사문제로 대구시민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있는 곳이 바

로 우리 동네 비둘기 아파트.


등잔밑 어둡다는 말처럼 대구시민은 누구나 언젠가는 오르지 않으면

안 되는 산이 바로 앞산. 대구에서 가장 큰 도시자연공원으로 500만 평이

넘는 도심속 허파같은 앞산공원에 위치한다. 대구살며 가깝다는 핑계로 얕

보았던 앞산은 해발660m. 좌로 산성산(653m), 우로는 대덕산(546m)을 거느

리고 있다. 지도를 펴보니 우리가 가야할 코스는 대덕산을 거쳐 앞산정상

으로 해서 앞산공원으로 하산하는 것.



그전에는 그냥 유산족처럼 케이블카쪽 전망대로 올라가서 오뎅나부랭이나

사먹고 시내 한번 내려다 보고 돌아왔던 산이었지만 우리는 이제 전문산악

인. 대구등산학교67기 전문산악인으로서 교범대로 오르려니 준비할게 많

아. 요모조모 알뜰살뜰 챙긴다. 건빵 초코랫 사탕 영양갱 소금 칼 응급처

치도구 바늘 실 단추 삔침 비상식량과 물4.4리터 머리등불 모기향 버너 코

켈 가스 라면 텐트 야영구를 둘이 나누어 짊어지니 대구등산학교 67기 커

플등반대가 결성되었다. 커플등반대장 조대희 커플등반대원 차미경.


나와 아내는 신분증과 만원짜리 한장을 손수건과 함께 비상주머니에 넣고

아내는 조난을 대비하여 미리 친정 동생이랑 언니에게 연락까지 취하고 비

장한 마음가짐으로 만전을 기한다. 일기예보는 남부지방에 호우주의보까

지 내린 상태. 하지만 전문산악인으로서 우리는 간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불어도. 그리고 살아서 돌아온다.


우리는 전문산악인이니까. 대구등산학교의 명예로운 졸업생으로서 각각 단

독산행하여 정상에서 만나는 것도 좋겠지만 아직은 초보산악인이니까 커플

산행을 하기로. 마침 말괄량이 4학년 태권소녀 공주병 6학년 딸들은 몇

일 전 시골 할머니 집에 보내놓았고 휴가는 화요일까지. 이런 절묘한 조건

속의 초생달이 외로이 밤을 지키는 달비골의 산기슭을 오르기시작한 것이

바로 7월31일 밤 11시.


출발전 먼저 원철호강사님 교안대로 특공산악인처럼 머리띠를 두르고서 씩

씩하게 출발. 앞산순환도로를 거슬러서 청소년수련원까지 큰 가방메고 걸

어가는데 아내는 자기는 다리가 짧으니 천천히 가야한다고 엄살을 부린

다. 히말라야 해발3500미터까지 다녀온 사람이 왜그러느냐고 달래며 겨우

청소년수련관 바로 뒤 체력단련장까지 오니 벌써 11시45분. 아내는 목마르

다고 벌써 오면서 물통 2개중 1개를 다 비워가는 상태. 벌써 나의 물을 넘

본다. 여기서 준비운동을 한다. 다리펴기 허리둘리기 서로 맞대고 업어주

기 목돌리기. 벌써 땀이 흥건하다. 다시 12시가 조금넘어서 출발. 체력

단련장을 지나서 앞산정상을 향하여 가는데 경사는 급하고 아내는 머리등

불을 잃어버려 내 것을 주고 나는 새끼 손가락만한 후래쉬를 앞세우고 아

내등반대원의 꽁무니를 따라간다. 그런데 30-40분을 헉헉거리며 가는데 길

을 잘못들어섰는지 길이 없어지고 가도가도 끝없는 계곡. 드디어 길을 잃

은 것. 길을 잃자 마음은 다급해지고 어디선가 늑대우는소리까지. 소름이

끼치고 겁이 덜컥. 둘이서 계곡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쳤지만 아무래도 길

은 보이지 않는다.


길을 못 찾아서 우리는 헤멘다. 때마침 비바람이 거세게 밀어닥친다. 아내

는 그만 내려가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뚝심으로 밀어붙인

다. 대덕산 정상이 조금밖에 안남은 것 같은데 여기서 멈출 수 없다고 설

득한다. 결국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다가 아내가 계곡을 빠져나가는 길을 찾

는데 성공. 그런데 갑자기 앞이 안 보이는 듯하다가 그만 돌부리에 걸려

서 나의 배낭맨 집채만한 거구가 땅에 그냥 털썩 꼬꾸라졌다. 오른쪽 엄지

손가락이 약간 삐인 것. 그래서 좀 불편하다. 손가락하나가 조금 삐인 정

도인데도 몸뚱아리 전제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므로 몸전체가 자유롭지는 못

하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등산코스를 완등하는 것도 좋고 전문산악인

도 좋지만 이번 등산의 목표를 나머지 몸뚱아리는 건강하니 더 이상 다치

지 말고 살아서 돌아가야겠다고. 그 바람에 등반대장 교체. 커플등반대장

차미경 커플등반대원 조대희. 등반대장교체라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우리

의 목표는 하나. 우리는 살아서 돌아간다.


성난 비바람이 오락가락. 정신없이 올라가다가 12시 50분쯤 어느 중턱에

네모난 바위3형제가 있었다. 물 한잔으로 목을 축이니 그제서야 처음으로

시내 불빛이 보인다. 계곡에선 볼 수 없었던 광경인데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드디어 계곡을 벗어난 것이다. 하늘엔 눈썹같은 초생달이 빛나

고 등반대장은 등반대원이 들려주는 한밤의 소야곡을 감상하고 남쪽 비슬

산과 멀리 보이는 산들이 맑고 투명한 공기사이로 성큼 가까이 보인다. 등

산학교 마지막 수료등반시절 안자일렌수업받을 때 보았던 바로 그환상적

인 장면이었다. 바위 아래로는 하얀구름만. 우리는 마치 5000미터 산에서

산아래 펼쳐진 구름 융단 속의 손오공이 된느낌하지만 손오공은 언제나 부

처님 손바닥안 인 것을 모른다더니. 그때 마침 짙은 가스가 말려오더니 완

전히 시야를 가린다. 1미터 앞 분간도 안될 정도로 짙은 가스. 넋을 읽고

바라보다가 다시 등반을 계속하려고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1시. 벌써 대

덕산 정상에 도착하여 비박을 하든지 야영하고있어야 할 시간에 아직 이러

고 있다니.


그런데 그때 비바람마저 거세게 몰아친다. 그러자 등반대장은 마음이 약해

지기 시작. 다시 이제라도 내려가자고. 그런데 등반대원은 강력하게 주장

했다. 이제 내려가면 전문산악인의 커플등반대로써 오지않은 것보다 못하

다고. 고지가 바로 저긴데...라고. 저기만 가면 모든 피로가 눈 녹듯 없어

질 거라고. 결국 정상부근까지 가기로하고 다시 등반 시작한 것이 1시20

분.


초행등반길을 우천에 아랑곳하지않고 진격해나가는 커플등반대의 용기가

대견스럽다. 하지만 대덕산이 546고지라해도 실제로는 대구가 이미 해발50

미터이므로 500미터정도. 하지만 산길이라서 200% 굽은길이라서 60%접어준

다고하면 1.3킬로미터정도되는 거리다. 드디어 대덕산정상에 도착하여보

니 3시. 다행히 비는 그쳤다. 장장3시간의 야간산행을 마치고 야영지를 물

색해도 마땅한 평지가 없어서 정상옆구리쯤에 야영결정. 17년전 선배에게

서 물려받은 에이형 텐트를 친다. 그런데 등반대장이 텐트도 잘 못치고 팩

도 잘 못박는다. 후라이도 적당하게 치고보니 3시30분. 잠자리에 들려니

대덕산 모기가 숙면을 방해. 그들에게 미리 준비해온 모기향을 피우고 커

플등반대는 완전히 지쳐서 뻗어버렸다.


어디선가 새벽부터 목탁소리가 들리고 눈을 뜨니 5시 30분. 상쾌한 아침

산 공기맛 보라고 등반대장을 깨우지만 대장은 한시간만 더 있다가 일어나

겠다고. 하지만 야영금지지역이라 들키면 50만원벌금이라고 하여 겨우 깨

워 텐트걷고 산악라면의 진수를 보여드렸다. 물한방울 동결건조스프건더

기 하나 남기지않는 완전한 무공해라면으로 아침을 떼우니 6시20분. 다행

히 비도 내리지 않았고 그런데 앞산쪽 100미터 전방에 산불감시탑이 보였

다.


그 때 하늘에선 벼락과 천둥이 동반된 비바람이 사정없이 우리의 갈 길을

막는다. 산불감사탑아래서 20분을 피해있다가 앞산정상으로 향한다. 그래

도 비바람은 멈출 줄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간다. 안지랭골1.7키로 산성

산 2.8키로라는 팻말에 도달하여 의견충돌. 하지만 안지랭골로 하신하기

로 합의보고 내려가는데 나의 오른쪽 무릎이 약해져 온다. 그런데 등반대

장은 터벅터벅 잘도 내려간다. 역시 등반대장이구나 생각하며 그 꽁무니

를 따라 내려가는데 한참가다가 비가 많이도 온다. 하지만 나무들 사이

로 빠져 내려가는 모습이 꼭 물에 빠진 생쥐한쌍. 아니 생쥐등반대장과 생

쥐등반대원. 드디어 안일사에 도착하여 커플등반대의 무사안일에 감사기도

드리고 처마 끝에서 조금 쉬었다. 8시도착 8시30분출발 거기서부터도 한참

을 내려오는 동안 경사가 급했던 것보다 비오는데 시멘트 길이어서 더 미

끄럽고 힘들었다. 입구를 지키는 공익근무요원들에게 산에서 야영과 취사

를 하면 벌금이란 말을 듣고 가슴이 뜨끔.


하지만 한방울의 물도 흘리지않고 무공해산행이었다는데 위안을 삼으며 가

슴을 쓸어 내렸다. 야간산행도하고 50만원도 벌었다고 생각했다. 대덕식당

앞에서 택시로 집에 오니 3000원 시간은 9시. 주민대부분이 출근하고 주차

장이 한산하다. 평소에 대어보지 못했던 좋은 자리에 여유있게 차를 주차

하고 비둘기처럼 다정한 낮잠을 잔다.


내가 보기에 앞산은 대단히 광활하다. 누구라도 길을 잃을 만큼 깊숙한 곳

도 많다. 비슬산까지 연결된 종주코스도 제법 괜찮다고 한다. 우리 커플등

반대는 이번 등반을 통해 앞산의 오묘한 맛에 매료되었다. 앞산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산은 즐기기 나름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우리는 먼 데를 굳

이 찾아가지 않아도 여기서도 얼마든지 산행을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무엇보다 25000의 1지도를 구해서 앞산의 여러 다양한 코스

를 종주해 보기로 합의보았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돈도 별로 안드는 근교

산악활동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커플등반대의 대덕산등정은 등반대

장 덕분에 참으로 실속있고 보람찬 등반이었다. 비록 절반의 성공이었지

만 살아서 돌아왔고 자연의 웅대한 조화와 장엄한 산악기상을 체험해본 등

반. 아직 전문산악인이라고 하기엔 미숙함이 많지만 그래도 우리는 전문산

악인을 꿈꾼다. 전문산악인은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살아서 돌아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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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 전문산악인 살아서 돌아오다-광복60주년기념등반... 조대희 2005/08/24 2435
Next 2005.6/4~6/5 설악의 용아장성 이정숙 2005/06/06 2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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