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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2005/08/24 18:52:47, 조회수:2435 )
이름  

조대희 (nai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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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산악인 살아서 돌아오다-광복60주년기념등반-67기1차산행

전문산악인 살아서 돌아오다-광복60주년기념등반-67기1차산행

등반코스: 파계사주차장-파계사-서봉-부인사

일정: 2005년 8월14일 08:00-8월14일 16:30

참가 전문산악인: (정동식,박배웅,김혜경,김희숙,채윤지,김영근,김도경,
김태동,김성환,김영숙,도대희,손영화,안남근,서효남,김용해)
+(윤찬일)=16명

불참이유를 밝힌 대원: 박준형-서울출장
/박응수,현인환,차미경,이일형-개인소사/
엄정수-지리산종주/윤덕렬-엄처시하 /권순업-회사근무

2005년 8월14일은 제 60주년 광복절 하루 전 날. 게다가 올여름 마지막황

금연휴로써 토일월 3일연휴 직장에 속한 경우 여러 유혹에 빠지기 쉬운 때

지만 우리 67기가 전문산악인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어야 할 첫 정기산

행. 그래서 이번 등반은 광복60주년 기념등반이라 이름한다. 선열들이 지

켜서 물려주신 아름다운 이 산하를 감사히 만끽하고 우리 후손들에게 고스

란히 물려주겠다는 다짐으로 광복60주년을 맞이하여 기획된 이번 기념등반

이 다음카페가 개설되어 공지된 것은 8월8일. 그전에 전화로 산행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시간은 촉박했다. 그리고 내심 불안.


첫 정기산행이기 때문이었기도 했지만 얼마나 참여할지 준비는 어떻게 되

는지 몰랐기 때문에 더욱 노심초사. 지금까지 우리들은 선배와 선생님들

의 지도에 의해서 수동적 산행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67기가 진정

한 산행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 능동적 산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비록 몇

몇 동기생들이 수료후 한달동안 몇 번 소소하게 호연지기를 길러왔다지만

모든 대원들의 대대적 참여하에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우리의 걱정은 한순간의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느끼며

남몰래 가슴을 쓸어 내린다.


아침을 가르는 경쾌한 엔진소리가 팔공산자락을 휘감는다. 아직 차들은 뛰

엄뛰엄. 그런데 주차장에 들어서자(7:25) 주차공간이 몇자리 없다. 미리

수태골에 차를 두고 파계사로 가기로한 우리 5대가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

자 반가운 얼굴들. 동식이형과 성환이형이 지난 지리산종주산행에서 보여

준 희숙이누님의 발군의 실력에 감탄한다. 배웅이형의 전문산악인 답지못

한 옷차림을 두고 입방아를 찧는다. 8시 파계사주차장에 모여 오랜만에 만

난 얼굴들을 반갑게 쓰다듬는다. 못올것 같다던 도경이누님은 예쁘게 화장

하고 먼저 나타나 손수 피로예방드링크를 나누어준다. 그걸 마시고나니 등

반대장 용해형이 5만분의1지형 등산도를 나누어주눈데, 분홍색화살표와 연

두색 형광펜으로 등산로가 자상하게 표시된 것이 바로 자상한 용해형솜

씨.


찬일이형은 개인소사로 못올 상황인데 광복60주년기념등반에 참여하는 동

기들 배웅하러 새벽에 일어나 파계사 주차장까지 오셨다. 이 때 우리총무

날쌘공룡이 귀여운 미소작전으로 등반회비까지 받는다. 이러한 광경에 감

격해있는 전문산악인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격려하는 찬일이형. 드디

어 등반대장 용해형의 힘찬 구령따라 준비운동 마치고 67기 단체복차림으

로 파계사로 일렬종대 출발한 것이 8시 20분. 찬일이형의 전송을 받으며

출발한지 10분만에 정문통과. 파계사지나 바로 파계재로 가는 성전암코스

를 벗어나 30도정도 반시계방향쪽으로 경사가 상당히 급한 능선을 택했는

데 이곳은 인적이 드물어서 더 좋다는 주장. 하지만 경사는 대단히 가파르

다. 9시 30분에 산에 제사를 지낸다는 1평방미터정도의 자연석 넓적바위제

단에 9시30분에 도착하여 저마다 간식을 먹는다. 복숭아를 깍아먹는 혜경

이누나, 그것을 윤지누나는 예쁜 손으로 모두에게 한조각씩 배급. 어제

밤에 샀다는 떡을 먹는 도경이누나, 이리저리 다니며 뺏어먹는 영화형, 개

인소사로 못온 미경짝을 잃고 혼자서 건빵을 먹는 도대희에게 구슬떡 6개

를 선심쓰는 도경이누나.


다시 출발 헬기장에 도착한 것이 9시 55분. 그런데 여기서 갑론을박. 등산

학교의 종합등반훈련때 마지막으로 점심먹었던 그 헬기장이 바로 여기라

고 우기는 측과 아니라는 전문산악인으로 양분되었는데 후방교차법으로 주

변의 능선을 살펴본 결과 아니라는 주장이 우세. 곧이어 동봉까지 6.1킬로

라고 표시된 165번 이정표를 통과한다. 시계를 보니 10시7분. 시원한 바람

이 북서쪽에서 세차게 불어온다. 더위와 땀이 일시에 달아난다. 지형성 강

우가 예상은 되고 있었지만 산악기상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하늘은 흐

리지만 비는 아직 내리지 않은 상태. 그런데 능선을 넘어서니 이미 소나기

가 훑고 지나갔는 지 풀잎과 나뭇잎에 빗방울이 주렁주렁. 배낭이 나뭇가

지를 건드리자 빗방울이 반갑다고 배낭에 시원한 물방울 세례. 반바지에

허리가방만 달랑차고 물한병에 경등산화차림의 배웅이형이 하이포서미아

에 걸릴지 모른다고 겁주는 희숙이누님. 땅은 습기를 머금고 있으면서 공

기는 맑고 습도는 조금 낮아 더운 느낌이 별로 없어 기분은 한없이 상쾌.

마침 오늘이 말복이라 더울 거라 생각했던 대원들은 이제 북쪽에서 부는

바람이 가을바람이라 시원한 모양이라고 저마다 한마디씩.


드디어 10시 50분 제2헬기장에 도착. 거기가 바로 우리가 종합등반때 독도

법이랑 후방교차법을 실습했던 헬기장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불과 1시간 전

만 해도 양분되었던 대원들이 의견일치. 후방교차법 교육받던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발바닥으로 흙을 어루만진다. 여기서 간식과 물을 조금

씩 섭취하고 11시15분 출발하자 가스와 바람이 우리대원들을 휘감았다 풀

었다가 오묘한 산의 조화를 보여준다. 완만한 내리막 경사길을 거슬러 부

는 바람을 가슴으로 맞으며 어느새 한 마리 천진난만한 잠자리가 된 듯 태

동이형은 가슴과 두 날개를 활쫙 펴고 순풍에 돛단듯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11시30분쯤 앞서가던 날쌘공룡 해경이누님 비에 젖은 오르막 흙길

에서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추락. 이때 저마다 구급약을 들고 나타난 전

문산악인들. 그러나 날쌘돌이 준비해온 구급용 안티푸라민을 재빨리 꺼내

약간의 생체기가 난 왼쪽바깥 정강이와 장딴지 사이를 문질러준다. 다행

히 큰상처가 아니라서 공룡은 날쌔게 다시 일어나 가던 길을 계속간다. 11

시45분 바위능선에 도착하자 부회장 영건이형이 주춤. 역시 교육의 힘은

무서운 것. 5주차등반에 불참한 영건이형에게 희숙이누님은 5주차 릿지등

반이 얼마나 재미있었다고 너스레떨며 엉덩이를 빼는 영건이형을 재촉. 바

위능선에서 부터 계속 릿지등반. 교육받을 때는 겁많던 도경이누님도 이제

는 잘도 탄다. 희숙이누님 조그만 몸에서 어디서 그런 파워가 나오느냐고

모두들 경탄.


12시5분에 파계재를 지나고도 속도를 늦추지않는 대원들 틈에 겨우 묻어가

는 것이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편으로 왜 이렇게 무엇에 쫓기듯

이 우리는 빨리 가야만 하는걸까라고 생각해본다. 등반대장 용해형이 제일

뒤에서 대원들을 챙기느라고 어지간히 힘들었을 것. 영숙이누님은 어디선

가 부탁받은 등산시그널을 여기저기 붙인다고 손마저도 쉴 틈이 없다. 드

디어 추억의 안자일렌 수업을 원철호강사님으로부터 받았던 넓적바위에 도

착하니12시 50분. 우리와 반대편에서 등반에 나섰던 또다른 산익인들이 삼

삼오오 점심식사를 한다. 우리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대원들 모두 점심을 여기서 먹자고 합의. 저마다 준비해온 도

시락을 꺼낸다. 희숙이누님은 오징어 무침회를 혜경이누님도 무슨 맛난요

리를 도경이누님은 강원도 토종 된장에 오이랑 나물을 성환이형은 선인장

액기스를 준비해왔다. 우리들이 점심먹는동안 바위능선 아래에서 위로 날

쌔게 돌진해오는 놈있어 모다보니 한무리의 고추잠자리들. 오늘이 말복인

데 이 놈들이 벌써 가을을 예고한다.


이미 서늘한 가을냄새묻은 북서풍을 가슴으로 감싸안고 발아래 굽어보이

는 경치를 감상하며 모두들 맛난 점심을 먹고는 흔적을 감쪽같이 제거하

고나니 1시25분. 등반대장의 출발이란 구령과 함께 일사분란한 우리 전문

산악인. 과연 전문산악인답도다. 잠시후 또다시 만난 반가운 톱날능선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우리는 여기서 과감한 릿지등반시도. 어느새 간이

커져서 겁이 없어진 전문산악인들. 안전사고 한건없이 이루어진 릿지등반

의 성공을 모두들 자축하며 톱날능선끝에서 저마다 근사한 포즈를 취하자

동기회장 동식이형님이 사진을 찍어준다. 이 광경을 멀찌감치서 바라보는

빨간 꼬추잠자리들을 뒤로하고 2시 40분에 겨우 서봉(1150M)에 도착. 도

중에 톱날능선릿지등반에 걸린 시간때문에 예상보다 좀 늦었지만 한줌의

미련도 없이 달려온 성전암옆 샛길에서 서봉까지 5.1킬로미터 생각만해도

뿌듯하다. 저마다 기념사진찍는다고 분주.


그런데 옥에 티하나를 든다면 서봉도착 30분전쯤 서봉에서의 감격적 상봉

을 위해서 누군가 우리를 기다린다는 소식때문인 지 모두 마음이 급해지

고 당황하여 등반코스를 오인하게되어 길을 잘못 들어섰던 것. 하지만 우

리 존경하는 최태환강사같은 베테랑 산악인도 거시서는 링 반덜룽(다람쥐

챗바퀴돌기)을 경험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고 누군가 말한다.


서봉에는 우리 전문산악인 모두를 흥분시키는 극적인 상봉이 우리를 기다

리고있었으니 그의 이름 서효남. 이번 8월 23일 남북통일대장정을 위해서

대한국군에 입대하는 우리 전문산악인. 가녀린 몸매로 물찬재비처럼 산을

오르는 그는 우리 동기중 가장 젊지만 희생과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그래

서 교육중 여성산악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것. 하지만 한편으로 남

성산악인의 질투도 만만찮았을 것. 어차피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법.

총무왈 오늘 등반후 시내 모처에서 총무가 미리 입영전야를 준비해놓았다

고. 어이 아니 감격하리오. 이 동기애를. 나이와 성별 직업과 출신을 뛰어

넘는 이러한 동기애는 대구등산학교의 귀감이 될것이 분명. 여기서 동기회

장과 등반대장은 대원의 몸 보호가 우선이라는 중론에 따라 코스변경 바

로 부인사쪽으로 하산하기로 결정.


하산하는 길 몸이 너무 끈적거린다던 영화형이 알탕을 꼭 해야한다고 강력

하게 주장하는데 아무도 그 정확한 뜻은 몰라. 3시50분에 드디어 알탕에

도착했다는 비명에 깜작놀라는 사이 어느새 영화형이 몸을 심청이처럼 계

곡물에 풍덩 던지더니 다른 대원들을 물귀신처럼 끌고들어가려고하자 그

만 일사불란하던 대원들의 대열이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그제서야 알탕이

란 바로 X알을 물에 담그는 것을 말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모두들 걸음아

날살려라 도망친다. 하지만 날쌘 영화형앞에 몇명의 대원을 희생양으로 바

쳐야만 했던 것. 비록 피해는 최소화했지만 모두들 영화형의 카리스마적

몸짓 하나에 벌벌 떤다.


등산을 하니 소화도 잘되고 내장운동이 활성화되어 방귀소리가 시도때도없

어.그 소리가 우렁차지만 동기 눈치때문에 방귀못 뀌는 사람이 없을 정도

로 우리모두는 염치없는 산악인. 그만큼 우리는 이미 너무 격의없는 사이

가 되어 버렸다. 등산을 하면서 그만큼 우리들의 호연지기가 배양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럭저럭 담소를 나누며 부인사까지 내려오니 4시30분. 재

빠르게 앞서가던 태동이형 어느새 차량을 가져와서 우리를 수태골까지 태

워준다. 이로써 오늘의 광복60주년 기념등반은 완전히 성공리에 마무리된

다.


다음 코스는 오늘등반활동에 대한 자아비판과 우리들 초보전문산악인의 진

로에 관한 난상토론. 유신학원네거리 어느 뒷골목에 도착하니 해가 뉘엇뉘

엇넘어가는 5시 30분. 견우네왕대포라는 널찍한 공간과 테이블을 이미 예

약해놓은 혜경이누님은 발은 넓기도하다. 여기서 부터 총무인 배웅이형과

혜경이누님이 주도권을 잡는다. 그런데 아침에 우리를 전송하고 하산했던

찬일이형이 먼저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윤짱의 갸륵한

정성에 우리 모두는 감격. 이렇게 16명이 똘똘뭉쳐 헤어질 줄 모르고 8시

30까지 이야기꽃을 피운다. 혜경이누님 주인을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안주

도 푸짐하고 서비스도 그만. 화장실이 좁아 조금 불편했던 것만 빼면 완벽

한 장소. 효남이입대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입영전야이야기는 너무나 감동

적이었고 그간 효남이랑 윤지누님이랑의 Something을 이야기만들기 좋아하

는 짖궂은 형님 누나들 때문에 더욱 무대는 극적으로 연출된다.


우리 전문산악인의 비전을 제시하는 배웅이형과 오늘 등반을 자아비판하

는 남근이형과 동식이형의 따끔한 말도 귀담아 듣는다. 결론은 우리 67기

는 효남이 제대할 때까지 어엿한 중견 전문산악인으로서 발돋움하고 대구

등산학교의 명예를 지켜나가는 실천하는 산악인이 되는것. 모두들 우뢰같

은 박수를 보낸다. 부라보 67기 전문산악인이여 그대 앞날에 영광있으

라!


당초 등반코스는 파계사-파계재-파계봉-서봉-동봉-수태골이라 공지되었

다. 도착시간은 따로 공지되지 않았지만 대강 17:00정도로 예상했다. 그런

데 일각에서 이 코스가 상당한 무리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된 등반코스가 바로 파계사8:00-서봉-수태골16:00. 그러나 이 주장은

무시되었다. 그런데 막상 등반코스를 자신했던 대원들이 무릎통증을 호소

하는등 상황이 긴박한 국면으로 접어들자 무리하여 동봉까지 가는 것보다

안전사고예방과 대원보호를 위해 서봉을 돌아 내려가게된 것. 너무 자신감

이 넘쳐있어서 그랬던가. 자신을 잘 알고 산을 잘 알아야하는데 우리는 아

직 2%부족한 전문산악인인가. 앞으로 우리는 나머지 2%를 채우기위해서 노

력해야 하겠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파계사가 계율을 깨뜨린 수도자들이 세운 破格적인 사

찰이라서 파계사破戒寺로 이름지어진 줄 알았던 것. 그런데 어떤 계곡의

통로입구에 출입금지 팻말과 함께 이렇게 적혀있었다. 팔공산의 9줄기 계

곡이 하나로 모인 곳에 세워진 절이라서 파계사把溪寺라 했다고. 신라애장

왕 804년에 심지왕사가 세워 조선세종 1447년 중수. 여기 보관된 영산회상

도는 18세기 대표불화라는데 우리는 그저 산봉우리 도착에만 급급하여 아

무도 경내를 둘러볼 엄두도 못낸다. 사실 그럴 여유가 없었다.


이것은 하산하는 부인사에서도 마찬가지. 사실 도착지인 부인사쪽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에 쫓기는 사람처럼 너나 할

것없이 서둘렀다. 어서 산에서 내려가 한잔하기 위해서였던가. 영문도 모

른채. 진정 산을 사랑한다면 산뿐만 아니라 산과 그 역사를 사랑하여야하

는데 과연 우리가 그렇다고 할수있을까? 그렇게 상에 올랏다 내려오기에

급급한 산행을 하는사람을 어찌 전문산악인이라 할 수 있는가 말이다. 한

달을 별러서 이루어진 값지고 멋진 우리들의 산행에 삶의 여유마저 녹아있

으면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


왜 우리는 무엇에 쫓기 듯 그렇게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만 하는 걸까.

꼭 종주를 해야만 하는가? 또는 신기록을 세워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산행

을 했다는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걸까? 아직도 등산학교학생이라고 착각속

에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새 우리는 강사의 재촉과 빡빡한 계획과 통제

에 따른 훈련에 길들여져 버려서 그런건 아닐까? 그런데 산을 오르며 이

런 생각을 해보았다. 순수한 등산의 아마추어리즘을 우리가 오늘 바로 이

산에서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등산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지만 이것은 어

쩌면 나만의 이기적 생각인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의 무릎상태가 좋지

않아서 다른 대원들과 보조를 맞추어 빨리 오르지 못했던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만약에 우리 동기중 장애인이라도 있었다면...... 아니 우리몸이

지금은 비록 멀쩡하지만 언제라도 장애를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

서 소수정예대원들만의 기록돌파중심 산악활동이 아니라 사색과 여유 속

에 대화하고 서로에게 미소와 박수를 보내는 윤택한 산악활동을 할 수는

없는걸까? 그게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닐텐데.... 아직 우리는 그런 수준

의 산악인이 되기엔 시간이 더 지나야만 하는 걸까? 그것은 결코 우리의

자질부족에서 기인하기보다 사고경직이나 뭔지 모를 강박관념때문이 아닐

까?


장애가 있는 사람을 소외시켜선 안된다. 우리 모두가 끌어안고 가야할 사

람들이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신체의 장애보다

도 큰 마음의 장애인일지 모른다. 대부분 산악인들이 약간씩은 장애를 참

고 있는것 같다. 나에게도 장애가 있다. 2005년부터 무릎에 자신이 없어졌

다. 하지만 무리한 속도를 내지만 않으면 히말라야도 킬리만자로도 갈 수

가 있는 것이다. 이미 나의 무릎은 동기들 덕분에 많이 좋아지고 있다.

다음 등반에는 보다 나아진 우리 모습에 만족하고 우리 모두의 대성공을

축하하자.


다음 정기산행은 9월11일. 그래서 다음산행테마는 911테러와 미패권주의

응징산행으로 이름하자. 다행히 대등산악회 총동창회 산행시기와 맞물려

서 대규모 등반활동이 이루어질 것 같다. 게다가 이번 수도산 가야산코

스는 능선종주가 대단히 장쾌하다는데 호연지기가 엄청 길러질 것같다.

하지만 당일종주로는 부담되는 거리로 중간 목통령탈출로와 그 아래 상개

금마을에 차량마저 자상하게 대기시켜 놓았다니 안심. 하지만 최종 목적지

는 가야산 백운동인데 그곳에 무사히 도착하는 사람에겐 호연지기대상을

수여하여야 할것. 다음 산행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전문산악인이여 건강

무진하여라. 부라보 대등67기 전문산악인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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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 달비골의 전문산악인 살아돌아오다 조대희 2005/08/30 2356
Next 커플등반대 앞산등정기 조대희 2005/08/11 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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