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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2005/08/31 23:15:03, 조회수:2253 )
이름  

조대희 (nai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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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자골의 전문산악인 살아돌아오다

앞산번개 야간산행4-- 매자골의 전문산악인 살아돌아오다


등반코스: 매자골-약수터경유-앞산정산-케이블카-안일사

일정: 2005. 8.30 화 07:30-11:05

참가 전문산악인: 김희숙 손영화 윤정수
김영근 김용해 조대희 차미경 김성환 김도경=9명

오늘은 8월에만 벌써 네 번째 시도된 돌발산행. 우리 67기 전문산악인

은 허구헌 날 산에 오를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태어난걸까? 혼자 오

르는 산도 좋지만 둘이 오르는 산도 좋고 여럿이서 오르는 산은 더 좋은

것 같다. 오를 때마다 새롭고 다른 느낌. 아무런 제약이나 전제조건도

없다. 학벌도 돈도 출신이나 나이도 전공도 관계없다. 몇일전 산행에서

만났지만 또 봐도 또 반갑다. 오르고 싶은 걸 어떻하오? 좋은 걸 어쩌리

오? 이러한 공감으로 우리는 뭉쳤다.


8월30일 오후 7시 30분 안일사입구 주차장쪽에 벌써 여러 무리가 몸풀기

를 하는 등 웅성거리는 모습. 역시 전문산악인들은 질서정연하게 웅성거

린다.영근이형 희숙이누나 영화형과 그 형수님 용해형 대희형 미경누님

성환형이렇게 모두 9명. 단촐하지만 적지 않은 규모의 매자골 등반대가

결성된다.이내 대열을 정비하고 여성산악인들을 앞세워 출발한 것이 7

시40분.


매자골로 치고 올라가는 길에 다른 등산객들과 여러 번 마주쳤지만 우리

처럼전문산악인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모두들 가파른 경사길을 잘도

오른다.매자골코스로 오르는 앞산정상은 바위와 자갈 그리고 급경사의

연속.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꼭 발을 놓을 위치

쯤에는 발 디딜틈이 마련되어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을 무심코 넘겨버

릴수도 있겠지만나는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고 보았다. 왜냐면 그곳에 그

런 틈이 있어야할자연스러운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 단지 인간이 그곳

에 그런 의미를 부여하고 개발했기 때문이 아닐까? 잠시 개발과 보존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위대한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이 산하를 고스란히 우리에게 물려주신 선

조들을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도 이 아름다운 산하를 후

손들에게 훼손없이 물려주어야겠다는 사명감이 불끈솟는다. 그리고 앞서

가신 분들이 어찌 이리도 절묘하게 우리가 발 디딜 곳을 만들어 놓으셨

나 싶어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온다. 우린 지금 이 길을 오르는 데만도

이렇게 힘들어하는 데 우리때문에 이 길을 닦기 위해 무거운 돌과 시멘

트를 산까지 들고올라와서 작업하셨을 분들을 생각하면서 발길 닿는 곳

마다 님의 손길을 떠올리니 존경심만. 나도 언젠가 뒤에 올 누군가를 위

해 이런 길을 놓아야겠다는 사명감이 뭉클.


이런 생각하며 계곡을 따라가며 숨을 헉헉거리다보니 7시55분 좁은 커브

길에 도착하여 한숨돌리고 마른 목을 축이는 물 한 모금. 5분후 등반대

장과 부등반대장의 재촉에 따라 등반은 계속된다. 계곡을 벗어나 능선인

가 했더니 넓적바위.8시 20분인데 먼저 도착한 다른 여러 무리의 등반대

원들이 대구시내야경을 감상하고 있어. 고개를 돌려 바라본 시내가 불야

성을 이루고있다고 탄성을 지르는 도경이누님. 희숙이누님은 순수한 아

가씨 표현이 역시 아름답다고 하신다.


맑은 공기에 시야가 훤히 트여있어 멀리 팔달교까지 깨끗이 보인다. 휘

황찬란한 앞산네거리와 대구타워, 멀리 성서아파트단지부터 담티고개까

지 한눈에굽어보이는데 앞산순환도로 가로등아래 양쪽으로 개미같은 차

들이 달린다. 하지만 여기는 별세계다. 벌써 가을기운이 물씬 나는 산

속 풀벌레소리와 찌르레기 귀뚜라미가 요란하게 가을을 알리는 소리가

아름답다.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앞산공원이지만 그동안 몰랐던 세계.

대구시민은 진정 축복받은 사람들. 이런 소박함속에서 살아있는 산악활

동이야말로 진정 실천하는 산악인의 모습이 아닐까.


그 속에서 이렇게 세상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호연지기가 절

로 길러지는 것같다. 호연지기를 좀더 길러야겠다고 엉덩이를 깔고앉으

니 이 아름다움을 모든 전문산악인들이 맛보게 해줘야 한다며 성환이형

사진을 찍는다. 섬광이 너무 눈부셔 모두들 눈을 감고 말았다. 그래서

도경이누님 찍기 전 하나둘셋하지말고 하나둘하고 바로 셔터를 누르면

된다고 주장. 모두들 그 주장이 그럴듯하다고 동조하고 협조했지만 몇

번을 찍어도 마찬가지. 이미 우리 동공은 어둠 속을 뚫고 왔기에 어둠

에 적응되어있어서 그랬던 것.


영화형은 이 야경보다 훨씬 좋은 것이 바로 위에 있다면서 우리를 설득

해서 앞장서는데 영화형 복장은 그야말로 가관. 500밀리 물병 하나에 모

자만 쓰고 있는 것. 앞산이 영화형손바닥안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래도 너

무했다고 모두들 입을 모은다. 다시 대열을 정비하고 출발한 것은 8시25

분. 이제부터는 평탄하고 순조로운길이라서 모두들 한숨돌리고 앞으로

나아간다.그런데 8시 35분쯤에 성환이형과 같이오던 미경이누님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진다. 그것도 개구리처럼.


잠시 방심한 틈에 발밑 돌부리에 채여서 넘어진 것. 모두들 달려가보니

양 무릎이 까지고 오른손이 접질러져 오른손을 못쓰게 된 것. 안전사고

라고 결론내리고 영건이형이 일형이형으로부터 선물받은 백두산등반기

념 수건으로 단단히 묶는 능숙한 솜씨. 역시 위험한 코스보다 쉬운코스

에서 안전코스에서 안전사고나기가 쉽다는것을 몸소 보여주신 미경이누

님의 솔선수범앞에 모두들 이런 것은 절대 본받지 않아야 겠다고 다짐.

우선 좀 넓은 곳으로 가서 응급조치하기로 하고 바로 몇분을 걸으니 앞

에 엉버티고 서있는 남근바위. 마침 남근이형이 없어서 섭섭하다고 한마

디. 전문산악인들은 이를 정면돌파하기로한다. 그런데 용해형과 대희형

은 미경이누님을 에스코트하여 앞산정상(660M)까지 등반에 성공한 것이

8시45분. 이미 다른 등반대원들이 둘러앉아 음식물을 섭취하고있다.여기

서 다시 남근바위 정면돌파조와 합류. 손목삔곳을 대희형이 침으로 응급

조치를 취하자 엄살이 심한 미경이누님 앞산이 떠나갈정도로 비명을.

이 장면을 남겨야한다고 성환이형 사진을 찍는다. 정상을 출발한 것이 9

시5분. 여기서 두 그룹으로 나뉘어 레이다기지를 오른족으로 돌아 헬기

장쪽으로 진행하는 그룹과 왼쪽으로 돌아 가는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팔

각정 지나 마천각에서 다시 합류하니 9시 40분.


마천각에서는 이미 다른 등산객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논다. 그래서 마천

각 바로 아래쪽 자판기뒤 아늑한 곳에 옹기종기모여 앉아서 음식과 음료

를 든다. 용해형은 맥주피쳐한병, 성환이형은 선인장술, 희숙이누님은

매실주를 준비해왔는데 영화형은 술을 입에도 안대신다. 요즘유행하는

웰컴투 동막골”에 나오는 미친년보다 더예쁜 강원도아가씨 도경이누님

의 강원도사투리가 우리들의 귀를 간지럽힌다. 그런데 왠일인지 영화형

은 오늘부터 술끊었다고하는 정수누님의 말씀. 오늘따라 영화형은 한

방울도 입에 대지않는다. 과연 어찌된 일인지 모두들 어안이 벙벙. 준비

해온 것을 모두 먹어도 술은 남아있다. 영화형이 안마셔서 그런것같다.

흔적을 제거하고 케이블카 아래쪽으로 안일사쪽으로 내려간 것이 10시

25분.


내려오다 태조 왕건이 숨었던 곳이라는 왕골가는 길과 만났는데 그때 벌

써 10시 45분을 지나고있었다. 안일사에 도착하니 10시 50분. 희숙이누

나 불공드린다고 몇분을 기다려달란다. 경사가 가파른 길을 내려오다 유

명한 해골바위를 만난다. 우리 등산학교학생들이 암벽반 수업을 받는다

는 곳인데 아무도 암벽반 교육을 받은 사람이 없었지만 미경이누나 영화

형 영건이형이 폼을 잡아보지만 이내포기. 이때 희숙이누님 그래서 교육

의 힘은 무서운 것이라고 한다. 안일사에서 주차장까지 가파른 콘크리트

경사길을 힘없는 무릎과 발목을 추슬러서 내려오기가 쉽지않다. 하지만

전문산악인은 살아서 돌아오는것. 모두가 원점회귀하니 11시 5분. 미경

이누님 손목삔 것만 빼면 대성공.


매자골의 전문산악인도 역시 살아서 돌아온 것이다. 다음 번개에서 다시

만나기로 기약하고 떠나는 우리는 모두 앞산순환도로위의 개미(?)가 된

다. 다음 번개산행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속세에서 살아돌아오라. 부라

보 대등67기 전문산악인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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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 "해낼 수 있다" 68기 정규 수료 후기 박종숙 2005/12/31 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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