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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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 2007/11/23 17:53:57, 조회수:2773 )
이름  

신현미 (mi6405)

홈페이지  

주부

제목  

[RE] 그래도 가야 합니다..



오~~메 현옥님 참말로 아름다운 하루해를 힘겹게 보내셨네요
넘 재미있어 보고 또 보았습니다 실감나게 살가웁게 적으셨네요
모두 지난 그리운날들이지만 되풀이 하고싶진 않지만
우리 여성 4인조 답사 함 갈까요 그날 그 쓰---바 능선이란곳
전 새벽에 내려와 모르잖아요 가보고파요
>
>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 박노해
>
>그랬습니다.
>쓰바능선!!!! ㅡ,.ㅡ
>그 길을 우리는 걷고 걷고 또 걸어야 했습니다!!!!
>
>
>
>
>3주차를 접어들면서부터
>낭만은 현실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밤이면 꿈 한 자락 없는 잠 속으로 빠져 듭니다.
>시린 하늘에서 별들이야 춥거나 말거나,
>낙엽이야 저 혼자 구르거나 말거나..ㅎ
>
>바쁜 일상과 무거운 몸으로 빼묵은 4주차 숙제,
>하지만 이것만은 빠뜨리고 갈 수가 없습니다.
>생애 첫 동침(?)의 추억!!
>
>가로등빛 유난히 밝은 아래를 선점하고는
>좋아라고 희희낙낙 텐트를 치고 나니,
>본부로부터 동침 명령이 떨어집니다.
>HM님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대나 뭐래나, 하여간,
>오늘은 남녀불문 같은 조원끼리 잠을 자랩니다.
>거역할 수 없는 '상부의 명령'입니다.ㅎ
>
>오잉?? @.@
>세 남정네 대경실색,
>몸 조심 자알하여 살아남자고 각오들이 비장합니다.
>날렵하신 식영님이 멀찌감치 '안전지대'를 선점하고,
>그 곁으로 재후님이 자리하고 나니,
>꼬맹이 전사의 도전에도 무참히 꼬랑지 내렸던
>'무늬만 칼이쑤마'의 산적행님이 곁으로 떠밀려 옵니다.
>
>고양이 앞에 던져진 생선?
>규동님의 처지가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일 한 치 앞을 모른다고들 하지요?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도 있던가요?
>좋아라 했던 그 밝은 불빛이 웬수가 될 줄이야..
>실내등을 꺼도 대낮처럼 밝기만한 텐트 안~ㅎ
>그 밤, 저는,
>'베이스캠프' 밖으로 단 1mm도 진출하지 못했습니다.~ㅋ
>
>근디 사실은요, 저도 4중안전장치 필하고 잠자리 들었답니다.
>집업티 지퍼 올리고, 소프트쉘자켓 지퍼 채우고,
>윈드블록 상의 다음에 고어텍스 자켓까지 단디 여며 입었지요.
>남침(?)에 대한 대비였냐구요? 큭, 그럴 리가요.. 단지 추불까봐서..ㅎ
>
>
>
>
>드디어 5주차 실기교육일!!
>4주차 교육 끝의 부기가 아직도 남은 위에
>정오를 향해가면서 장단지가 부풀다 못해 땡땡해집니다.
>
>이 상태로 가는 것은 동기들께 폐가 된다는 '말자'의 주장에
>함께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동기애에 대한 배반이라고
>'가자'가 거칠게 반발합니다. 엎치락 뒤치락 끝에 '가자' 勝!!
>
>일터를 나서는 운전대가 난폭해집니다.
>장비점 들러 우모복 사고, 따뜻한 모자도 하나 사고..
>빌린 침낭 때묻으면 안 되니 천 떠서 침낭커버도 만들고..
>귀가하여 패킹을 끝내니 75분 전!!
>오늘도 15분은 족히 지각을 하겠습니다. 안되는디..
>
>
>
>
>속도 위반, 신호 위반에, 무대뽀로 들이밀기,
>상향등 번쩍여 협박성 양보까지 받아내며
>주차장에 도착하니 어라? 아직 3분이 남았습니다.
>배낭을 메는동 마는동, 우모복을 손에 들고
>免지각을 욕심내며 마하의 속력으로 내달립니다.
>
>에고 이런, 새옷이 그만 울타리에 걸렸습니다.
>가시에 찢긴 틈새로 탈출한 보오얀 깃털들이
>내 발걸음 뒤로 늦가을의 팔공 하늘을 수놓습니다.
>포~ㄹ~폴..
>오호 통재라..ㅡ,.ㅡ
>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심한 감기 중에도 최태환 담임샘이 나와 계십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
>
>
>
>원선생님 역시 '자상한 배낭점검'을 빠뜨리지 않으시고..
>전설적인 그 성함에 주눅든 74기 우리 순둥이들은
>이번에도 또 순순히 두꺼비를 자진납세[당]합니다.ㅡ,.ㅡ
>
>스트레칭과 가벼운 구보 후, 수태골로 이동..
>서봉을 향해 우리가 오른 길은 대등에서 개발한 코스랍니다.
>캄캄한 밤, 랜턴의 시야각 안으로 들어오는 풍경만으로도
>환상의 코스라는 원선생님 말씀이 허언이 아님을 알겠습니다.
>
>평소 그리도 날렵하던 현미님 발걸음이 조금씩 뒤처집니다.
>알파벳 연습까지 하민서~AeC~ㅎ
>힘드세요? 겉으론 위로하면서 속으론 춤을 춥니다.
>'동지' 하나가 또 늘었으니까~ㅋ
>
>선생님 얼마쯤 남았어예?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ㅡ,.ㅡ
>
>
>
>
>최선생님의 경험측으로 12Kg, 그 무거운 배낭을 메고,
>부어 올라 얼마간은 더 무거워졌을 체중을 끌며,
>오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그대로 천근입니다.
>'인터체인지'를 찾다가 쓰씨 집안의 누구도 찾다가
>그렇게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오르는 마음이
>죽을 맛입니다, 미안해서..
>
>달리고 싶은 것이 어디 철마뿐이겠습니까?
>이 달팽이 걸음 뒤를 따르는 저 건각들은
>또 얼마나 내달리고 싶겠습니까?
>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앓는 소리가 절로 납니다.
>'끄응~'에서 '으윽~'으로, '으윽~'에서 '허이~'로..
>기합소리가 경쾌하다 하신 분이 누구셨지요?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구만서도..ㅎ
>작년 비슬산을 오르며 보았던 표지기가 생각납니다.
>몸부림 산악회!! 연락처 좀 알 수 없을까?~ㅋ
>
>언젠가부터 발걸음이 조금은 가볍게 느껴집니다.
>규동님이 뒤에서 배낭을 슬쩍슬쩍 밀고 있었습니다.
>말없이 표나지 않게 배려하는 그 마음이 고마워서
>모른 척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뒤처지는 현미님.. 그리고 진태님까지..
>앞서 걷는 분들의 배낭을 저녁내 슬쩍슬쩍 밀어 주고 있네요..
>산적행님 때문에라도 '포기' 선언 더욱 못하고 끝까지 올랐니더.^^
>
>
>
>
>몇 번인가의 깔딱 고개를 넘은 후 잠시 휴식.
>가방을 내려 놓고 보니 어느 어르신의 유택입니다.
>봉분을 가운데로 하고 비잉 둘러 앉아
>초콜릿도 나눠 묵고.. 사탕도 나눠 묵고..
>사근사근한 야콘도 한 조각씩 나눠 묵고..
>오륙 분을 쉬다가 다시 발길을 재촉합니다.
>어르신, 저희들 잘 쉬고 갑니다. 누군가의 인사가 깎듯합니다.
>
>고수의 법칙,
>이웃의 배낭을 재빨리 파악한 후, 내 주머니를 먼저 열어라!!~ㅎ
>엽선생님께 배운 피같은 가르침을 저는 이번에도 깜빡했네요.
>주머니 열 기회를 놓치고는
>마신 물 두어 모금의 무게만을 겨우 줄인 채
>집채같은 배낭을 다시 또 짊어집니다..
>
>걷고, 걷고, 걷고, 또 걸어..
>능선으로 올라서니, 탁 트인 시야에 야경이 들어옵니다.
>모두들 감탄 감탄.. 그러나, 그 야경 못지않게,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는 건너편 능선의 먹빛 실루엣이
>환장ㅡ,.ㅡ할 지경입니다. 음력 시월 초하루더군요.
>
>
>
>
>ㅎㅈ할 낭만도 잠시..
>북사면으로 내려서니, 마치 딴 세상에 온 듯합니다.
>바람소리가 귀청을 찢고, 볼도 귀도 얼얼해 옵니다.
>이곳 북사면은 아버지의 영역입니다!!
>
>어릴 적, 영하 십 몇 도를 오르내리던 깡추위는
>장난기 서린 손가락들이 뽕뽕 뚤버놓은 창호지 문틈으로
>거침없이 밀려 들었지요.. 아버지는 그것을 몸으로 막으셨고..
>북편 문 앞에 누운 아버지가 몸으로 우풍(外風)을 막아 주시면
>가운데 나란히 누운 우리 새끼들은 추운 줄을 몰랐습니다.
>아버지는 당신의 추운 등으로 새끼들의 잠자리를 지키셨던 겁니다.
>물론 그 때는 몰랐었지만..
>
>부모님이 살아 계신가요?
>바쁘다, 피곤타를 입에 달고 살면서 그분들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우리,
>우리들의 목소리만이라도 그분들께 자주 들려 드립시다. 그것만도 큰 효도입니다.
>그분들은 늘 그리움으로 우리 자식들을 기다리고 계시니까요.
>마우스를 잠시 놓고, 지금, 부모님께 전화 한번 드리는 것은 어떨까요?
>
>
>
>
>쓰씨 집안 사람을 몇 번쯤은 더 찾고
>온 몸의 힘이 소진할 즈음에야 서봉을 찍습니다.
>곧이어 12시 30분, 비박지인 서봉 샘터에 도착합니다.
>
>우리들의 소심한 자진납세 때문에, 그 밤 우리는,
>낭만 대신에 현실(잠)을 택할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1시 30분 취침.
>
>규봉님의 비닐터널이 아무래도 둘이서 눕기에는 쫑길ㅎ것 같아
>배낭만 남겨두고, 몸은 현주님네 판초천막 밑으로 낑겨ㅎ듭니다.
>두시반부터 성가시게 울려댄 알람소리가
>야윈 잠들을 아주 살뜰하게도 깨워 주었다는군요.
>아랫도리를 파고드는 추위에 옹크려 떠느라 한 숨 못잔 줄 알았더니
>그 알람소릴 듣지 못한 걸 보면 저는 아주 단잠에 빠졌었나 봅니다.ㅎ
>규봉님, 그라고 동기님들, 휴대폰 미리 꺼두지 못해서 미안했심더..ㅎ
>
>
>
>
>기상 5분전~!!
>원선생님 구령소리에 발딱 일어나 앉으니,
>천지가 운무에 싸여 있습니다!!
>
>문득, 지리 초행 때의,
>성삼재 오름길의 그 몽환의 운무가 생각납니다.
>운무에 싸인 천왕봉, 그 바위 위에 홀로 앉은 까마귀도..
>도저히 이승의 풍경이랄 수 없는,
>彼岸의 어느 한 모퉁이인 듯했던 운무 속의 성삼재와 천왕봉..
>...................................
>...................................
>
>
>
>이상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풀섶이며 돌들도 저마다 외롭구나.
>어느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하니
>모두가 외따로 혼자로구나.
>
>나의 삶이 빛으로 넘실거릴 적에는
>세상이 벗들로 가득했건만
>이제 여기 자욱히 안개 내리니
>아무도 더는 볼 수 없구나.
>
>회피할 수도 없고 소리도 없이
>모든 것들로부터 그를 갈라놓는
>이 어두움을 모르고서야
>누가 그를 슬기롭다 이를 것인가.
>
>이상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산다는 것은 외로운 것,
>누구도 다른 사람 알지 못하고
>모두는 다 혼자인 것을.
>- 헤르만 헤세,<안개 속에서>
>
>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는 멀어져 감을 두려워한다.
>안개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누구나 고독하고, 그 고독을 들킬까 굳이 염려하지만
>안개속에서는
>삶에서 혼자인 것도 여럿인 것도 없다.
>그러나 안개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머무를 수 없는 것
>시간이 가면
>안개는 걷히고 우리는 나무들처럼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결국 그러한 것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안개 뒤에 나타났다가 다시 안개 속에 숨는 것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 류시화,<안개 속에 숨다>
>
>
>안개를 보는 두 시인의 시선이 재미있지요?
>류시화님의 시.. 가벼운 듯하면서도 씹을 맛이 있어 좋습니다.
>
>
>
>
>아침밥은 육포님께 맡겨두고,
>현주님과 새벽산책에 나섭니다.
>그 산책길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부디 묻지 말아 주시기를..ㅋ
>돌아와서 보니, 육포님 손이 빨갛게 차갑습니다. 미안해서, 원..
>
>조식 후,
>파계봉을 향해 길을 나섭니다.
>낙엽요 깔린 푹신한 길을 몇 분쯤 걷고 나니
>곧바로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
>
>
>
>칼바람 앞에서 웅크리고 땅만 보며 걷는 귀에
>선두를 달리시던 호랑이(원철虎) 선생님의 포효^^가 들려옵니다.
>'아후우~'
>
>상고대가 피었습니다!!!!
>선경(仙境)인 듯.. 피안(彼岸)인 듯..
>
>풍광에 취하고, 칼바람에 얼을 놓고..
>걸었는지 말았는지 얼마를 걸었는지..
>내가 상고댄지 상고대가 낸지~ㅎ
>
>그 무렵쯤 또다시 들려오는 '아후우~~' 소리, 그것은,
>칼바람 앞에서 잔뜩 웅크리고 걷고 있는 우리들에게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들로 시선을 돌려보라는
>원선생님의 자상하신 안내 신호입니다.
>
>햇살 비친 남사면의 늦가을 단풍빛이 여전히 곱습니다.
>겨울을 딛고 서서 가을을 내려다보는 시선들이
>탄성을 쏟아냅니다. 우리도 한번 해 보자, '아후우우우'~ㅎ
>
>
>
>
>파계봉을 향하여 걷고 걷고 또 걷는 길..
>내 기합소리는 더더욱 높아가고..
>한 소리, 한 걸음에 죽을 힘을 다하는데..
>여 - 전 - 히
>님은 머언 곳에~
>
>샘예, 이 능선 이름 좀 바꿉시더.
>뭐라고 부르고 싶습니까?
>ㅆㅡㅂㅏ능선!!!! ㅡ,.ㅡ
>
>
>
>
>때론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도 하고..
>때론 힘겨움에 ㅆㅡㅂㅏ도 찾으며..
>걷고 걷고 걷고 또 걸어야 하는 이 길,
>우리들 인생살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
>
>
>
>경사 급한 오름길을 한 바탕 차오르니
>서봉에서 파계봉 사이의 헬기장입니다.
>배낭을 내리는데 에고고 소리가 절로 납니다.
>건장한 산객 한 분이 다가오더니 배낭 한번 들어보자십니다.
>으익~ 하이고, 내 가방은 새발의 피도 아이네, 대~단하십니다.
>합니다. 이번엔 가방 무게를 제대로 좀 줄여야 할 텐데..
>그러나 점심을 묵어 봐야 줄어들 무게가 그다지 없습니다.
>반찬을 담아온 그릇이 삼광글라스락이거든요..ㅋ
>
>토욜밤의 부식으로 준비했던 번데기를 점심상에 내 놓으니
>지나가던 아지매 산객이 군침을 흘립니다, 번데기 먹고 잡다고.
>(이게 웬 떡이여?) 어여, 어여 드이소. 아예 몽땅 털어 드립니다.
>그랬더니 남은 쌈채소를 건네주시네요, 쌈장까지 그릇 채로..
>부산 통일산악회 회원님들, 상추쌈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
>
>
>
>식사 후, 후방교차법 복습.
>우리의 현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보라십니다.
>우선 지도 정치부터 하시고~ @#$%&~
>(흐음, 지도 정치를 어떻게 하더라? ㅡ,.ㅡ)
>
>신선생님, 장선생님의 도움을 몇 차례 받은 후에,
>우리 2조도 지도 상에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표기합니다.
>이어 원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우리가 지나온 능선을 둘러봅니다.
>
>좀전, 한 발짝 한 발짝에 몸부림을 치며 오르던 곳,
>@.@능선이라 명명하며 지나쳐 왔던 그 바위 능선에
>이름이 있었더군요, 개이빨능선!!~ㅎ
>
>우리 산하의 재, 능선, 계곡, 소들에는
>어쩜 이리도 정감 가고 소박한 이름들이 많은지..
>달뜨기능선, 황금능선, 지네능선, 곰달로능선.. 돼지령, 코재, 무넹기..
>달궁계곡, 비린내골, 한판골, 빗점골, 조개골, 국골.. 선비샘, 쟁기소..
>무릎을 치게 하던 그 많던 이름들이 지금은 통 생각나질 않는군요.
>달뜨기능선, 달궁계곡.. 저 이름들을 처음 들었을 때,
>내 가슴이 얼마나 뛰었었던지..
>
>
>
>
>앞서 걸으시는 선생님은
>종종 돌아보며 '속보~'를 주문하시지만,
>파계봉, 파계재를 거쳐 파계사로 내려서는 길의
>그 늦가을 풍광은 자꾸만 발길을 붙잡습니다!!
>
>문학지망생 청년 하나가 군대를 갔더라네요.
>DMZ 부근으로 배치를 받은 청년은, 가을이 되자
>수십만평 벌판에 허드러진 코스모스에 시심(詩心)이 일어
>짬만 나면 언덕으로 올라갔더랍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찢기를 여러 날,
>드디어 청년의 얼굴에 만족한 웃음이 돌고..
>그렇게 완성된 시는 단 두 행이었답니다.
>'코스모스가 피었다. ㅈㄴㄱ 많이 피었다.' ㅡ,.ㅡ
>
>자연의 모습을 담아 내기에
>턱없이 빈약한 인간의 언어.
>팔공, 늦가을 하산길의 벅찬 감상(感想)을
>이 우스개 이야기로 대신합니다.
>저 이상의 기막힌 표현을 찾을 수가 없기에..
>
>
>
>
>가을엔 속세와 선경이 따로 없습니다.
>산도, 산 아래 동네들도 고운 빛으로 넘쳐납니다.
>산행을 마치고 몸을 풀던 절 아래 공원에는
>노오란 은행잎이 요처럼 푹신하게 깔려 있습니다.
>우리들이 몸을 풀고 있는 동안에도 쉴새없이
>'바람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노란 은행잎들이 뚝~뚝~ 떨어져 내립니다.
>
>스트레칭을 마친 후 마무리 점검이 이어집니다.
>물통에, 랜턴에, 비상식량에, 쓰레기까지..
>우리들 대등인을 건강한 산악인으로 길러내기 위한
>선생님들의 자상한 배려이자 가르침입니다.
>딱 한 모금이 모자라서 종채님 감점~^^
>쓰레기 봉다리가 없는 규동님도 감점~^^
>점검 덕에 새로 산 판초우의도 처음으로 한번 입어보고~
>
>
>
>
>아, 오늘로 이 모든 '점검'들이 끝이 납니다.
>짧지 않은 5주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렸습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토요일이 돌아오고 먼 팔공산이 시야에 들어올 때마다
>우리가 함께 했던 모든 것들이 많이도 그리울 것같습니다.
>
>'대등 야~!!' 팔공 골짜리를 울렸던 우렁찬 기합소리..
>목이 쉬도록 불렀던 아득가, 별빛 아래서의 새벽 구보..
>긴 능선을 걷고 또 걸으며 마주하고 나누었던 웃음들과
>랜턴 불빛 아래서 밤참을 먹으며 나누었던 소소한 대화들..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셨던 선생님들의 마음과 모습들이
>당분간은 몹시도 그리울 듯합니다.
>
>그러나 어찌합니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어야 하는 것을..
>
>중조동지숙(衆鳥同枝宿) 한 가지에서 잠자던 새들도
>천명각자비(天明各自飛) 날이 밝으면 제각기 날아가는데
>인생역여차(人生亦如此) 인생살이 또한 이와 같거늘
>하필누점의(何必淚霑衣) 눈물 흘려 옷자락을 적실 일이 무얼꼬.
>
>
>
>
>우리 74기의 유대와, 교육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때로는 싱거운 개구쟁이 역할도 마다 않았고,
>때로는 하기 어려운 말들을 웃음으로 버무려 내야 했던
>학회장 준영님, 그간 고생 많았습니다.
>크든 작든, 어떤 조직이든, 그 리더는 마음이 고된 법이지요.
>
>5주간 강의실의 무거운 셔터문 올리고 내리느라 고생한 다혜 총무,
>모르긴 몰라도 팔뚝 근육이 1mm는 족히 늘었을껄?~ㅎ
>그 환한 미소를 대할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답니다.
>
>그리고 우리들 모두도, 함께, 고생 많았습니다!!
>무탈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교육 마칠 수 있음에
>스스로가 대견스레 느껴지지요? ^^
>
>저의 느린 걸음 기다려주시고, 말없이 배려해 주시고,
>화안한 미소로 힘을 내게 해 주셨던 동기님들 모두
>정말로 정말로 고맙습니다.
>
>
>
>
>이제 우리는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 헤어짐을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가야지요.
>앞으로 함께 하는 산행자리 자주 만들어 보입시더.
>(걸음 느린 이 '이삭', 가다가 내팽개치지는 부디 마시고..ㅎ)
>
>어느 분이 이런 말을 합디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고..
>선암사 해우소 앞, 그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고..
>
>그러나 선암사는 예서 너무 멉니다. 길도 모르고요..ㅋ
>살다가 한바탕 울고 싶은 날이 오면 번개를 날립시다, 야간산행!!
>통곡을 하고 싶으면 소낙비 퍼붓는 밤에 번개를 때립시다, 모여라!!
>말없이 가슴 넓은 山, 그 깊은 품안에 일상의 서러움을 묻고 오자구요.
>(소낙비 퍼붓는 밤에 번개 날리면 목숨 걸고 오실 분, 손들어 보삼^^)
>
>
>
>
>산을 오를 때는,
>학교에서 배운 바를 몸으로 '실천'하여
>바람직한 산행문화 정립에 일조를 다하도록 합시다.
>
>오름길에서 헉헉대고 내림길에서 펄펄 뛰는 이들을 보면
>이렇게 숨쉬고 이렇게 걸어보시라 조언을 해 드리고..
>두텁게 입고 오르거나 쉬면서 훌훌 벗는 분들을 보게 되면
>덥기 전에 벗고 춥기 전에 입어야 하는 이치를
>겸손하게 일러 드리고..
>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고 합니다.
>버려진 쓰레기를 말없이 주워담는 우리들의 모습으로
>쓰레기 주우며 오르는 산꾼 행렬을 일구어 내 봅시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자연사랑을 말없이 실천하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가 그 뒤를 따르고, 우리들 뒤를 누군가가 또 따르게 해야지요.
>자연 사랑과 자연 보호의 '실천', 지금부터 우리가 시작합시다.
>
>
>
>
>열 아홉 감성으로 촐싹대며 써보는 후기도 이것으로 끝이군요.
>아쉬운 마음에 연필을 놓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작별인사를 드려야 할 때..
>
>대구등산학교에 입학을 하여 이곳에서 배운 많은 것들과
>배움 중에 새롭게 깨닫거나 스스로 다짐했던 많은 것들이
>앞으로의 제 삶에서 작은 등불이 되리라 감히 단언합니다!!!!
>
>보잘 것 없는 제 후기를 읽고 계신 분 중에, 혹여라도
>대등에의 입교를 놓고 머뭇거리며 망설이고 계신 분이 있다면,
>그분들께 감히 자신있게 권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입학원서를 쓰시라고!!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
>情든 얼굴들, 모두, 늘, 건강하십시오.!!!!
>
>
>
>
>ps..
>삶의 굽이길을 돌아갈 때마다
>새겨봄직한 글이 있어 올립니다.
>박노해님의 <굽이 돌아가는 길>
>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라난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길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길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길입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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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 5주차 실기교육 김현옥 2007/11/17 2369
Next   [RE] 그래도 가야 합니다.. 안종화 2007/11/20 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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