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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에서 백두까지 걷겠습니다 ”
지체장애 2급 박종숙
‘어머니 곁에만 살아온 내가 어디까지 걸어갈 수 있을까요?’50대 지체 장애인이 자신을 위해 희생한 어머니의 사랑을 되새기며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도보로 국토순례에 나섰다.
지체장애 2급인 박종숙씨(50.경북 고령군)는 2년 전부터 계획해 온 일을 지난 8일 저녁 제주에 도착한 뒤 실천에 옮기고 있다.
박씨의 계획은 한라산을 시작해서 백두산까지 남북을 종단하는 원대한 계획에서 출발했으며, 우선 50일 동안 걸어서 제주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에 도착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여건상 북한을 종단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추후 백두산 등정을 2차 목표로 계획해 놓고 있다.
도보 행군에 나선 이유에 대해 박씨는 “없는 살림에 늘 그늘 속에서 역경을 헤치며 살아온 어머니가 몸이 아픈 나를 키우느라고 희생이 컸다”며 “척추 종양으로 고생하던중 등산을 하며 재활치료를 한 끝에 두 다리를 쓸 수 있게 돼 어머니에게 이만큼 강해졌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도보행군에 나섰다”고 밝혔다.
하루 20㎞ 이상을 걷는 강행군으로 국토순례에 나선 박씨는 지난 9일 한라산 성판악 코스로 백록담 정상을 밟았으며, 10일 배편으로 전라남도 완도로 가려 했으나 높은 파고로 여객선 운행이 중단돼 하루 더 제주에 머물게 됐다.
허리와 두 다리가 부자연스러운 박씨는 대구등산학교에 다니면서 산에 대한 이론.실기 교육을 이수하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다.
박씨는 1990년 해발 3190m의 일본 북알프스 정상 등반에 성공했고, 설악산.지리산.덕유산 등 국내에 산재한 산들은 거의 다 등반해 장애인으로서 역경과 좌절을 극복해냈다.
제주를 시작으로 도보로 다음달 30일 강원도 철원군에 도착할 예정인 박씨는 “요즘 세대들이 일찌감치 인생의 진로를 포기하고 집을 뛰쳐나가는 등 너무 쉽게 무너지는 것 같다”고 밝힌 뒤 “어려울 때일수록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고 꿋꿋하게 역경을 헤쳐 나가기를 바란다”며 힘차게 걸음을 옮겼다.
[사진 설명] 도보로 국토 순례에 나선 박종숙씨가 10일 제주항에서 사라봉 인근 도로를 지나며 목표 완수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좌동철 기자>roots@jejunews.com
제주일보 사람과 사람들 200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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