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엔 테니스 월례대회가 있었다. 떠거운 태양아래 무척 히힘들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 3시가 되어서 집에 왔다. 배낭을 꾸린다. 저녁 5시엔 내가 산대장으로 있는 산악회 회장님 따님 결혼식이 있어 그랜드 호텔에 갔다. 많은 산악회 회원들이 모였다. 술안주가 끓기도 전에 궁색한 변명을 하며 자리를 빠져나왔다.

7시 20분에 탑골광장에 도착했다. 오늘은 구보도 없이 텐트를 치고
8시가 되어 길가 가로등 밑에서 오리엔티어링 교육시작이다. 나침판 조작 1, 2, 3, 전방교차법, 후방교차법, 방위각 측정법, 김훈동 강사님의 열정은 참 대단하다. 난 결혼식 뒷풀이 때 술안주가 끓기도 전에 빠져나와서 저녁을 먹지 못했다. 쉬는 시간에 가게에 들러 11300원짜리 컵라면 1개와 참살떡을 사먹었다. 독도법 강의는 계속되고 11시가 넘어서 교육은 끝났다.

우리조는 7조 조장님은 서연희씨다. 참 조용하고 정 많은 분이시다. 쌀이며, 국이며, 돼지고기 주물럭이며, 과일이며, 밑반찬이며 조원들을 위하여 모든 것을 준비해오셨다. 이근석씨는 출출하다고 무엇을 좀 끓여서 먹고 자자고 한다. 역시 조금 젊은 사람은 소화도 잘 되는 모양이다. 이근석씨는 우리 75기 학생장을 자원한 분이다. 교육 중 부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기회를 놓쳤다. 이근석씨는 스키강사시라 모습도 참 당당하다. 산을 조금 늦게 시작했다지만, 백두대간 종주를 그냥 한달도 안걸려 한방에 끝내버린 대단한 배장과 힘이 있는 사람같다. 등산장비에 관에서도 지식이 많았다. 백두대간 종주 산행은 산행에 필요한 모두를 알게하는 교육장인 것 같았다. 내가 코를 고는 바람에 내 동료들은 잠을 자지못했단다. 참 미안한 일이다. 새벽 5시 기상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잠이 없다. 일찍 일어나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발자욱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린다. 저의 코골이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한 내 동료들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산을 통하여 난 배려를 배운다.] 난 우리 산악회 회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산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조그만 신세를 져도 부끄럽게 여기라고, 그리고 무엇이던 가진 것이 조금 있으면 남을 도우라고], 어떤 학생은 5시 기상이 교육일정표 6시 보다 일찍다고 불평을 털어놓는다.

즐겁게 이침을 먹고 텐트를 접고 교육준비를 한다. 오전 교육은 탑골에서 염불암 오름길까지 나침판과 보측을 가지고 등산로를 만드는 교육이다. 생각보다 정확하다. 모든 학생들이 참 진지하다. 능선에 올라 김훈동 강사님의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대단한 열정이시다.

점심시간이다. 행동식과 아침밥, 그리고 라면이다. 오늘은 점심시간이 조금 넉넉하다. 오후 수업은 오리엔티어링 실습교육이다. 나침판을 들고 동화사 유락시설을 한바퀴 뛰면서 돌았다. 이것도 시합이라 떨리지는 않았지만, 1번, 2번 4번 5번에 와서야 3번을 찾지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돌아가서 3번, 4번을 찍고, 6번, 7번을 찍었다. 조금 당황한 탓인지 하나를 틀렸다. 아무튼 재미있었다.

74기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찾아와 새참과 막걸리 대접을 한다. 출출한 때에 참 좋았다. 역시 우리 강사셨던 이준영 선배님이 팔방미인이란 생각이 든다. 후배 여자 교육생들의 성화와 백댄생에 아득가를 열창한다. 우리도 올해 여름 76기를 맞으면 멋진 대접을 해야겠다.

집으로 오는 길에 이영륜씨를 태웠다. 아름다운 여자분과 단 둘이서 꽃길의 드라브는 인상적이었다. 북지장사 들어가는 입구의 산목련꽃의 아름다움은 이영륜씨의 감탄사에 놀랐다.

항상 느끼는 기분이지만 교육을 한 10주쯤 받았으면 좋겠다.
75기 교육생들과의 정있는 만남과 성의를 다하여 가르쳐주시는 강사님들을 조금 더 많이 민날 수 있기 위하여서다.

김훈동 강사님, 장원석 강사임, 그리고 성함을 잃어버린 노래 잘하는 미남 강사님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