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2]


"등산은 길이 없는 곳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많이 다녔던 산길만 찾아다니면 진정한 등산의 세계를 느낄 수 없다는 뜻이다. 길이 없는 곳을 산행하기 위해서는 지도와 나침반을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다면 이미 가 본적이 있는 곳만 찾아가거나, 다른 사람의 뒤를 따라 가거나, 등산로 안내 표지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도법을 어렵게만 생각해서 배우려고 들지 않는다. 그러나 독도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끈기를 가지고 차근차근 원리를 이해하고, 연습해서 경험을 쌓는 다면 지도에 있는 등고선만 봐도 능선과 계곡이 산에서 직접 보고 있는 것처럼 떠올릴 수 있는 독도법의 달인이 될 것이다.
독도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경험도 쌓아야 한다. 또한 깊게 들어가면 사실 어려운 내용도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고 독도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초보자들은 기본이 되는 것만 이해하고 난 다음 차츰 경험을 쌓아가며 공부를 계속해 나가면 된다.

등산의 참 맛을 모르는 사람들은 곧 잘 "사서 고생을 한다"는 말을 한다. 이런 사람은 대개 한 두 번 산행을 해 본 적은 있지만, 다녀온 산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이름정도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앞사람의 꽁무니만 쫓아다니며 땀만 흘렸기 때문에 당연히 고생스런 기억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 가보고 싶은 산을 골라 일정과 코스를 선택하고 먹을 것과 장비를 준비하고 지도라도 한 장 들고 길을 찾아가며 다녀왔다면 고생스런 기억보다는 즐거웠던 기억이 더 클 것이다. "이 계곡 옆으로 난 길을 1시간 정도 오르다 보면 능선에 닿겠지. 그리고 30분만 더 가면 지도에 표시된 샘터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점심을 먹어야지. 그런데 샘터는 눈에 잘 띌까? 간판을 달아 놓지는 않았을 텐데..." 이렇게 이것저것 살피면서 오르다 보면 힘든 것도 잊은 채 골짜기와 능선 하나 하나가 알 수 없는 정감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사실 오르는 것만을 생각한다면 등산은 즐거울 수 없다. 진정한 등산의 즐거움은 이렇게 새로운 산을 찾아 계획하고, 준비하고, 상상하고, 실행하며, 정리. 기록하는 과정 속에 숨어 있다. 관광버스 타고 안내인을 따라 다녀오는 것보다는 자기 스스로 다녀오는 것이 더욱 등산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제법 알려진 산의 등산용 지도를 구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안전한 산길을 골라 등산을 시작하고 차츰 산행횟수와 경험을 쌓다보면 지도를 보며 길을 찾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쯤 되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코스는 지루하다는 느낌도 들기 시작하고 지도 한 장만 있으면 어느 산이라도 자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등산을 하기 위해 지도는 꼭 필요한 것이다. 지도를 볼 줄 모른다면 등산가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나는 등산가도 아니고, 가끔 내가 좋아하는 산을 찾아가는 정도이기 때문에 굳이 지도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지도를 볼 수 있는 능력은 꼭 필요하다. 그 이유는 지도와 함께 하는 산행은 또 다른 등산의 묘미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짙은 안개가 끼거나 비바람, 또는 눈보라가 몰아지고 어두운 밤이 되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산행경험이 많은 사람들도 조난을 당하기 쉽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 지도와 나침반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주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